[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9-⑥

‘조각 예술의 극치’ 속 내면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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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tillera(빵 만들기)', Andres Garcia作, 1851

이 박물관의 하이라이트인 6층 전시실은 조각 예술품의 전용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은 로댕의 열렬한 애호가로 알려진 슬림 회장이 심혈을 기울인 곳이라 보안 요원들의 감시도 한층 엄격하다. 그는 로댕의 작품 380여 점을 소유하고 있어 개인으로는 단연 세계 최대의 로댕 작품 소장자 반열에 올라 있다고 한다.

6층 전시실은 로댕의 작품 외에도 여러 조각가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어 조각 예술의 극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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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나무 십자가에 상아로 정교하게 조각한 작품으로 작가와 연도 미상.

이곳에서는 3차원의 현실 공간에서 시각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조형 작업을 통하여 2차원적인 화면을 재구성하는 미술 작품과 달리 입체적 형상 속에 현실과 내면 세계를 함께 표출시킨 조각 작품의 매력에 흠뻑 빠진다.

이곳에 있는 많은 작품을 감상하면서 모두 진품일까 하며 순간적으로 한 번쯤 의심해 본다. 하지만 진품으로 보는 것이 옳다. 왜냐하면 미술 작품과 달리 조각 작품은 하나의 형틀에서 찍어낸 조형물에 제작 순서대로 에디션 번호를 붙이는 작품이 다수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 알려진 여러 곳의 로댕 전문 갤러리에서 같은 작품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같은 사실 때문이다. 삼성문화재단이 한때 운영했던 갤러리 플라토(Plateau)에도 로댕의 ‘지옥의 문’ 7번째 에디션 작품과 ‘칼레의 시민(The Burghers of Calais)’ 12번째 에디션 작품을 전시한 적이 있다. 현재 이 작품은 호암미술관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어 관람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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