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이 지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정신없고 시끌벅적한 일상으로 돌아온 후 피곤함과 허무함은 배가 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변화가 필요하다. 큰 깨달음은 아니지만 투박한 말들이 지친 마음을 달랜다. 우리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생활밀착형 에세이로 작은 쉬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에 빠진다. 작은 이유와 이끌림으로 사랑을 시작하고 마음을 기꺼이 쏟아붓는다. 하지만 사랑보다 더 필요한 것이 있다. 꼭 사랑을 해야 살아갈 수 있는 건 아니다.
‘에이, 뭘 사랑까지 하고 그래’의 김서령 작가는 소소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삶을 지탱해주는 가까운 사람들부터 소중한 물건, 편한 일상까지 모두가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이다. 작가는 책을 통해 열정보다는 안정을, 완벽보다는 완성을 이루라고 말한다. 조금은 게으르고 느긋하게 인생을 잘 걸어가는 것이다. 누군가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미워해도 자신이 좋으면 그만이라고 말한다. 책은 너무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며 오늘이 썩 괜찮은 날이라고 전한다.
■ ‘매일 갑니다, 편의점’
봉달호 작가는 편의점 점주이자 글을 쓰는 작가다. 하루 14시간 편의점에서 일하는 틈틈이 영수증 뒷면, 라면 박스 귀퉁이, 휴대폰 메모장에 일상을 기록했다. 그가 편의점을 지키며 만났던 사람들과의 일화를 『매일 갑니다, 편의점』에 풀어냈다.
‘매일 갑니다, 편의점’을 읽고 나면 편의점이 조금은 불편해질 지도 모른다. 뒤에 있는 물건을 뺄 때 괜히 눈치를 보고 라면 국물이 덜 튀게 조심히 버리게 되며 근무자가 담배를 찾을 때까지 재촉하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책에 담은 편의점의 일상을 통해 ‘사람 냄새’가 나는 일상을 선물해준다. 작가는 독자에게 ‘우린 각자 주어진 위치에서 제 나름의 몫을 하며 살고 있다’라며 일상을 버텨내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를 건넨다.
■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우리는 태어난 이상 열심히 살아야 한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하루하루를 버틴다. ‘근데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되지?’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이 들것이다. 이 책의 저자 하완 작가 역시 오랜 시간 세상을 원망하고 미래를 고민했다. 그러다 어디를 향해 달려가는지 알 수 없어 멈췄다. 대입 4수와 3년간 득도의 시간, 회사원과 일러스트레이터의 투잡까지 굴곡진 인생을 열심히도 살아냈다. 하지만 그동안의 인생은 눈치를 보며 살아왔다. 이젠 ‘나’의 인생을 살기로 했다.
하완 작가는 회사를 그만두고 인생이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 나섰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엔 그의 인생에 대한 답을 얻는 과정을 솔직하고 진지하게 담아냈다. 진정한 자신의 인생을 살기 위해 열심히 살지 않기로 한 그의 모습을 보면서 독자 역시 인생의 틈을 얻을 수 있다. 담담하고 위트있게 쓰여진 책 속의 문장은 쉽게 읽히지만 무심코 지나가던 일상을 다시 되새겨 볼 수 있는 휴식을 얻게 한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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