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 혼란 경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
Q 한부모가정으로 5개월 전에 이혼하고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와 둘이 살고 있습니다. 이제 시간이 많이 흘렀으니 적응할 때도 됐는데 누워서 핸드폰만 보는 아이를 지켜보자니 속이 터집니다. 밥도 잘 챙겨 먹고 자기 방도 스스로 정리하고 공부도 하면 좋겠는데 꼼짝도 안 합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하고 방에만 있으니 화가 납니다. 우리 아이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이혼은 부모님께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지만, 자녀에게도 큰 혼란이 되는 중대한 사건입니다. 부모의 이혼은 자녀에게 환경의 변화와 함께 심리·정서적으로 어려움에 들게 합니다. 이와 더불어 부모와 자녀 모두 위기를 극복하고 변화된 환경에 새롭게 적응해 나가야 합니다. 부모의 이혼을 겪은 자녀는 슬픔, 상실감, 부인, 분노, 무력감, 외로움, 죄책감 등 여러 감정으로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자녀가 보이는 공통적인 반응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슬픔과 상실감입니다. 부모님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그리워하기도 하고, 더 이상 부모님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우울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잘못해서 부모님이 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스스로를 비난하고 책망할 수도 있습니다.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경우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무기력하게 보일 것입니다. 한편으로 걱정과 불안감을 보일 수 있습니다.
혼자 살게 된 부모님을 걱정하기도 하고, 함께 사는 부모님이 재혼을 할 경우 자신의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잠을 자지 못하거나 식사를 잘 못하고 멍하니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행동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마음을 알아차리고자 한다면, 자녀도 이해 받는다고 느낄 것입니다.
이렇듯 다양하고 복잡한 자녀의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부모님께서도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행동 이면에 있는 자녀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동시에 이혼을 경험한 부모님 마음은 지금 어떠신지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아직 해소되지 않은 감정이 있다면 자녀와의 관계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류미숙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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