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심 투수율 높이고 땅이 숨을 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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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규 문학평론가

지난달 중부지역에 큰 피해를 입힌 집중호우와 이번 힌남노를 겪으면서 2010년과 2011년 우리나라를 강타한 폭우가 떠올랐다.

서울 강남역 사거리가 침수되고 광화문 일대가 범람했으며 청계천이 큰 물에 휩싸이고 강남구 삼성동 포스코 사거리도 물에 잠겼다. 또 관악구 도림천, 한강 잠수교, 서울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일부, 동부간선도 등 도로가 통제됐다. 우면산 산사태로 마을 주민들이 고립됐다. 반복되는 폭우 피해의 문제는 무엇일까.

비가 오면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일시에 하수구를 통해 하천으로 모여든다. 도심 내 아스팔트, 건물 주변 공터를 콘크리트로 봉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만 비가 내려도 침수 피해로 이어진다. 땅이 빗물을 흡수하고 저장했다가 하류로 서서히 흘려 보내야 하는데 땅을 봉해 버렸으니 그렇지 못하는 것이다.

비단 중부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의 크고 작은 도시 내 도로는 각종 개발로 아스팔트나 시멘트로 봉해져 빗물이 땅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어렵다. 이러한 불투수율만이 문제가 아니라 땅이 숨을 쉬지 못해 지렁이나 미생물 등 생명체가 살지 못해 죽은 땅이 된다.

문제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에 의한 지구온난화로 집중호우가 그 어느 때보다 빈번히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그래서 도심을 흐르는 하천이 빗물을 소화할 수 있도록 우수총량과 하수구집수용량을 감안해 도심 내 차로를 제외하고 공터 등에는 억제 투수율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

흙 먼지 오염대비도 중요하지만 자연재해 대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 역시 억제해야 한다.

지구온난화가 우리 앞의 재앙으로 닥친 이상 도심 투수율을 높이고 화석연료사용도 줄여야 한다. 특히 도심 땅이 빗물을 흡수 저장 하수구로 서서히 내려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집중적으로 퍼붓는 폭우로 인한 피해는 언제나 우리의 몫이 될 것이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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