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단상] ‘경청’의 밭에서 자라나는 친절과 적극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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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덕 동두천시장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어느 날, 한 평범한 할머니가 우산 없이 가구점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가구점 주인이 밖으로 나와 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 가구 사러 오신 건가요?”. 할머니가 대답했다. “아뇨. 차가 올 때까지 비를 피하는 중이에요”. 그러자 주인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안으로 들어와서 기다리세요. 편안한 안락의자가 있어요”. 매상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할머니를 주인은 친절하고 따뜻하게 대했다. 비가 그치자 할머니는 가게를 나서며 가구점 명함을 한 장 달라고 했다. 그리고 며칠 후, 그 가구점에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됐다.

“얼마 전, 저희 어머니가 비를 피해 귀 가구점에서 잠시나마 아주 편하게 쉬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귀하가 보여준 따뜻한 친절에 어머니가 크게 감동하셨습니다. 마침 저희가 지어 새로 여는 빌딩이 하나 있는데, 그곳에 가구들을 들여야 합니다. 어머니의 부탁으로 그 건물에 들어가는 모든 가구를 귀 가구점에서 사고자 합니다. 정해진 수량의 물건을 보내주시면 바로 결제해드리겠습니다. - 앤드루 카네기”

철강왕 카네기의 이 일화는 ‘친절’과 ‘적극 행정’의 힘을 말해주고 있다. 낯선 할머니에게 웃으며 말을 건네는 친절, 그리고 할머니가 잠시라도 편히 쉴 수 있게 넉넉한 배려를 베푸는 적극적인 정성, 가구점 주인이 보여준 것은 바로 이 두 가지다. 이렇듯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펼친 작은 친절과 따뜻한 정성은 예상치 못했던 커다란 보답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친절은 기본, 그리고 그에 보태지는 정성은 곧 행정서비스 영역에서는 ‘적극 행정’으로 일컬을 수 있다. 정성(精誠)의 뜻이 ‘온갖 힘을 다하려는 진실하고 성실한 마음’이니, 그러한 마음가짐으로 시민과 업무를 대하는 것이 다름 아닌 적극 행정이지 않겠는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에 예외가 둘 있다면, 그건 ‘친절’과 ‘적극 행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무리 지나쳐도 모자라지 않을 이 둘에는 공통점이 있다. 억지로 꾸며내서는 절대로 되지 않는 것, 바로 평소의 마음 자세와 태도가 그대로 드러나는 발현(發現)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친절과 적극 행정은 시민을 감동케 한다. 여기서 또 한 가지 둘의 공통점을 짚을 수 있다. 상대를 감동하게 하는 것은 ‘예의 바른 태도로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는 것’, 즉 경청(傾聽)이다. 그래서 친절과 적극 행정의 뿌리는 ‘경청’이다. 시민을 섬기는 태도로 시민의 심정에 공감하며 마음과 귀를 함께 여는 경청으로부터 친절 행정과 적극 행정은 싹트는 것이다.

그런 의미를 담은 카네기의 이야기 하나 더. 한 모임에 참석한 카네기가 옆자리 한 탐험가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탐험가는 무려 2시간 동안 탐험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했고, 카네기는 아주 진지하게 그의 말을 들어주었다. 이야기를 마치면서 탐험가는 카네기에게 “선생님의 탐험에 대한 탁월한 식견과 지혜에 경의를 표한다”라며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카네기는 탐험에 대해서 아는 것은 거의 없었고 대화 도중 자신의 의견은 한마디도 제시하지 않았다. 카네기는 다만 상대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진지하게 듣기만 했을 뿐이었다. 단지 귀 기울여 정성껏 듣는 것만으로 상대가 감동한 것이다.

‘경청’의 밭에서 자라나는 ‘친절과 적극 행정’. 그것이 바로 동두천을 새롭게! 시민을 힘나게! 하는 길의 시작이다.

박형덕 동두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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