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공항 패스트트랙 서비스,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

비즈니스 패스트트랙은 기업인 등 프리미엄 승객들이 전용통로를 통해 출입국 절차를 빠르게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보안 검색이나 출입국 심사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준다. 그런데 세계 최상위권의 인천국제공항에는 이런 서비스가 없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데 대해 정부가 줄곧 제동을 걸어서다.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고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게 반대 이유다.

코로나19 사태로 3년째 얼어붙었던 세계 항공수요가 이제 막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때를 맞아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다시 비즈니스 패스트트랙 서비스의 도입에 나섰다고 한다. 보다 효율적인 출입국 절차를 갖춰 국가 관문 공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교역 중심의 국가경제구조에서 비즈니스 승객에게 신속한 출입국 서비스를 제공하고 외국 투자유치를 지원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인천공항은 개항 때부터 공항 운영 체계상의 특화 서비스는 없었다. 그러다 2013년 교통 약자 패스트트랙을 도입한 이후 그 대상 범위를 확대해 왔다. 처음 교통약자 및 사회적 기여자에서 시작해 장관급, 노약자 등을 추가시켰다.

세계 20대 공항 중 패스트트랙을 운영하지 않는 곳은 인천국제공항이 유일하다. 특히 베이징, 나리타, 홍콩, 싱가포르 등 주변 경쟁 공항 등에서는 일찍부터 패스트트랙을 시행하고 있다. 국제선 환승 여객 유치 등 인천국제공항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비스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기존의 교통약자 중심의 패스트트랙에 비즈니스·퍼스트 클래스의 프리미엄 여객과 비용을 지불하는 희망 일반 여객을 추가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교통약자는 현재와 같이 무료이나 프리미엄 여객은 항공사가, 희망 일반 여객은 당사자가 비용을 부담한다. 공항공사는 올 하반기 우선 시범 운영을 희망하고 있다

패스트트랙은 특화 서비스 제공이라는 측면뿐 아니라 일반 여객들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보안검색이나 출입국 심사 수요가 분산돼 출입국장 혼잡도나 대기 시간을 줄여줄 수 있는 것이다. 공항공사는 패스트트랙 운영에 따라 발생하는 수익을 교통약자 지원 또는 사회공헌사업 등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사회적 위화감이나 국민정서 등의 반대 명분은 이제 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이런 정도의 특화서비스까지 배척할 만큼 우리 사회가 취약하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서우두·다싱공항도 잘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다. 인천국제공항의 패스트트랙, 이제 전향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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