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 경기도박물관, 실감 영상 ‘경기사대부 잔치로의 초대’ 등 선봬

어린이 관람객들이 최근 경기도박물관 ‘경기사대부 잔치로의 초대’ 실감 영상실에서 영상 등을 즐기고 있다. 경기도박물관 제공

4차 산업시대에 발맞춰 경기도박물관이 ‘디지털 놀이터’로 전환하고 있다.

도박물관은 스마트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개발해 실감 영상실인 ‘경기사대부 잔치로의 초대’와 전시 안내 앱인 ‘경기 천년 시간 수호대’를 공개했다. 사업비 12억원을 들여 1년여간 연구한 결과다.

도박물관은 지난 9일부터 실감 영상실을 개방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도박물관이 보유한 대표 유물, 보물 제930호 ‘이경석(李景奭) 궤장 및 사궤장 연회도 화첩’에 담긴 내용을 재해석한 영상이 나온다. ‘백헌(白軒) 이경석’은 조선시대 문신으로, 현종으로부터 나이가 많은 공신 등에게 내리는 하사품인 궤장(의자와 지팡이)과 이를 기록한 ‘연회 도첩’을 받았다.

영상실의 벽처럼 보이던 몰입형 화면에서는 이경석에게 궤장을 하사하기 위해 그의 집으로 들어서는 궁중의 악사와 승정원 관리들, 가마꾼들의 모습이 흘러나온다. 화려한 색감의 영상이 정면과 양측의 커다란 화면에 투사돼 입체감을 느끼게끔 하면서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물든 북악산, 잔치를 하는 이경석의 집에 함께 있는 듯한 감동이 느껴진다. 도박물관은 3개의 독립된 카메라를 통해 상영관의 벽면을 에워싸듯 영상을 투사해 중앙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몰입감을 나타냈다.

특히 도박물관은 벽면과 어우러지는 바닥 면에 동작을 감지하는 인터렉션 장치를 설치했다. 바닥에 투사된 모란꽃 모양은 발걸음에 따라 피거나 지고, 별빛 등이 움직이면서 흥미로움을 더했다.

관람객들이 최근 경기도박물관 전시 안내 애플리케이션인 ‘경기 천년 시간 수호대’를 이용해 유물 등을 관람하고 있다. 경기도박물관 제공

이와 함께 도박물관은 전시 안내 앱인 ‘경기 천년 시간 수호대’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의 전시 관람을 돕는 디지털 콘텐츠다. 박물관에서 제공하는 태블릿으로 이 앱을 실행하면 박물관의 캐릭터 ‘뮤호’가 나오면서 증강현실(AR)의 세계로 들어간다. 태블릿으로 주먹도끼, 초조대장경 등 도박물관이 시대별로 선정한 10개의 유물을 찾는 것이 미션이다. 미션을 성공하면 유물의 숨겨진 이야기를 듣고, 퀴즈와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지루한 박물관’의 인식을 깨고, 어린이 관람객 등이 자연스럽게 역사와 유물에 흥미를 높일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김기섭 경기도박물관장은 “이번에 공개한 영상과 앱은 ‘디지털 놀이터 박물관’으로 변화하는 첫 걸음”이라며 “경기도의 문화·역사를 누구나 알고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해 젊은 박물관으로 변화하겠다”고 했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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