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통계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3.5를 기록하여 일본 84.7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OECD 38개국 국가평균 80.5세 보다 3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UN과 통계청에 따르면 2065~2070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90.9년으로 노르웨이 90.2년, 핀란드 89.4년, 일본‧ 캐나가 89.3년 등을 제치고 OECD 1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수명의 증가에 따라 치매환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치매는 치료가 불가능하며 과거의 기록을 모두 잊어버리는 무서운 병이다. 2019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령인구 772만 명중 치매환자는 86만 명에 이른다. 치매 유병율이 11.2%로 노인 10명 가운데 한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2050년에는 치매환자가 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관측했다.
2014년에 실시한 치매인식도 조사에서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은 치매로서 응답자의 43%로 나타났으며 2021년 중앙치매센터에서 발간한 치매 인식도 평가도구 마련 및 조사연구에서는 “치매환자가 두렵다”라는 비중이 67.7%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2020년 국가치매관리비용이 17조3천억원이며 1인당 2천61만원인데 2050년에는 약 13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치매위험요인으로는 사회인구학적 위험인자, 생활습관 및 환경적 위험인자와 신체적‧정신적 위험인자를 들 수 있다. 첫째 사회인구학적 위험인자로 연령, 성별, 학력, 유전적 요인이 있다. 치매위험은 연령의 증가에 따라 급격하게 증가된다. 성별로는 남성보다 여성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데 반대로 혈관성 치매는 남성에서 위험이 더 높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에 대한 가족력이 있으면 혈관성 치매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둘째 생활습관 및 환경적 위험인자로 흡연, 음주, 영양상태, 신체적 활동, 인지적 활동 등 이 있다. 흡연은 원인과 상관없이 모든 치매의 위험을 높인다. 과도한 음주는 치매위험을 증가시킨다. 하루 2잔 이상 술을 마시는 경우 치매의 발병이 2~3년 더 빨라진다고 한다. 과도한 음주는 췌장염, 간경화, 암 등의 신체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알코올에 의한 인지기능저하와 치매를 유발할 수도 있다. 뇌기능에 영향을 주는 불포화지방산, 비타민 B, D, 미네랄 등이 부족할 경우 치매의 위험을 높인다. 신체적 활동부족은 치매의 위험요인이 되고, 사회활동의 빈도가 낮은 경우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
셋째 신체적‧정신적 위험인자로 고혈압, 당뇨, 비만, 뇌 외상, 우울증, 수면장애 등이 있다. 고혈압은 치매 발생 위험을 4.8배 증가시킨다. 당뇨는 모든 치매, 알츠하이머 병, 혈관성 치매의 높은 위험과 관련된다. 비만은 고 콜레스테롤혈증, 심혈관 질환 등과 같은 기타 질환으로 치매의 위험요인이 된다. 외상에 의한 뇌손상은 알츠하이머병의 위험과 연관된다. 우울증도 치매의 위험을 높이며 수면장애와 치매는 서로 연관되어있어, 인지기능장애와 치매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가 제시한 치매예방수칙은 첫째 1주일에 3번 이상 걷고, 생선과 채소를 골고루 먹을 것과 읽고 쓰기를 즐길 것. 둘째 술은 적게 마시고 담배는 끊으며 머리를 다치지 않도록 할 것. 셋째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을 것과 가족·친구들하고 자주 소통하며 매년 치매조기 검진을 받아야 하는 것 등이다.
오래 전에 파주시에 위치한 정원치매노인요양센터를 방문 적이 있다. 식당에서 나오는 어르신을 보고 “어르신 식사 많이 하셨어요”라고 인사하니 “그놈들이 밥 한 끼도 제대로 주지 않아”라고 불평하였다. 어른들은 골다공증에 시달리고 있어 조금만 삐끗해도 뼈가 부러진다. 목욕·이미용 등 노력봉사와 서예·꽃꽂이 등 프로그램봉사, 연주 등 공연봉사, 말동무 등을 위하여 봉사자가 많이 필요하다. 인간은 자연의 법칙에 따라 노인의 길로 간다. 성경의 아브라함, 이삭, 다윗임금도 노인이 되어 세상을 떠났다. 현재의 노인들은 국가부흥을 위하여 노력한 세대이다. 따뜻하게 보살피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노인들의 과거를 미화하고 보살피자.
한현우 대한보건협회 경기중부지회장·보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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