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찾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그 나라 예술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살아 있는 현장이다. 특히 멕시코는 고대와 중세문명의 반복된 폐허 위에 콜로니얼 시대를 거치면서 고대와 근대의 다양한 혼합 문화를 형성했고 멕시코혁명 이후에는 새로운 융합 예술을 꽃피우며 세계적인 예술가를 분야별로 배출했다.
그들 중에는 멕시코 전통과 혁명적 정신에 공명(共鳴)하며 뿌리 내린 민중 벽화의 거장 디에고 리베라와 현실주의와 초현실주의를 오가며 멕시코 전통문화와 결합해 화려한 화풍으로 발전시킨 화가이자 리베라의 아내 프리다 칼로가 있다.
멕시코의 융합 예술의 영향으로 1920년대에는 세계 미술가들이 대거 멕시코를 찾으며 전위예술의 메카가 됐고 20세기 중반에는 과거 근대적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놓고 경쟁하는 시대를 이끌었다.
그리고 “예술은 이 세상 어느 곳의 어떤 사람도 모두 이해할 수 있어야만 하는 표현 방법이다”라고 외치며 멕시코 전통미술을 파블로 피카소 및 앙리 마티스 양식과 결합해 단순함과 강렬한 색채가 돋보이는 화풍을 만든 루피노 타마요라는 현대미술의 대가도 이 시기에 등장했다.
오늘은 멕시코시티 마지막 여정으로 많은 예술 애호가가 세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박물관 중 하나라고 일컫는 무세오 소우마야에서 드라마틱한 멕시코 문화와 예술 세계를 감상하러 발길을 재촉한다.
멕시코시티에 찬란했던 멕시코의 고대와 중세문명의 흔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인류사박물관이 있다면 예술 분야에선 외관부터 정형적인 건축물의 형상과 달리 비대칭이고 파격적으로 기하학적인 모양의 곡선이 마치 스트레이트 실루엣 드레스를 입은 아리따운 여인처럼 날씬한 무세오 소우마야가 있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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