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이 지속가능 지구 공동체 실현을 위해 전 세계에 ‘지속가능발전교육 거점도시(RCE)’를 인증하고 있다. ‘RCE(Regional Centres of Expertise)’란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의 구현에 필요한 지속가능발전교육(ESD) 확산을 위한 거점을 의미한다. 유엔대학(UNU)에서 세계 각지에 조직한 지역전문교육센터이자 지역 전문기관들의 네트워크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180여개 세계 도시들이 RCE로 지정됐다.
우리나라는 2005년 통영이 세계 8번째이자 국내 최초로, 인천은 2007년 국내 두 번째로 RCE인증을 받았다. 광역지자체로는 매우 드문 경우다. 당시 안상수 인천시장이 UN대학이 소재한 일본 동경으로 날아가 인증을 호소하는 프리젠테이션을 직접 진행했다고 한다. 그 이후 지역에서 유엔지정 지역전문교육센터의 이름으로 지속가능발전교육을 진행할 수 있었다. 허나 15년이 흐른 지금, 이를 기억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뿐더러 존재의 흔적을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인천RCE는 별도의 전담조직을 두지 않고 인천시가 교육사업비 명목의 예산만을 수립, 대행하는 구조였다.
5천만원으로 시작한 교육예산이 깎이고 깎여 결국 중단되자 RCE도시 인천의 맥이 이미 수년 전에 끊기고 말았다. 인천RCE사업 주무부서도 인천시 국제협력과, 인천시국제교류센터로 이어지다 국제교류센터 해체 후 그 업무가 인천관광공사로 이관되면서 주소를 잃게 됐다.
이유가 무엇이든 어느 순간 사라진 ‘지속가능발전교육 거점도시(RCE)’를 복원해야 한다. 인천시가 탄소중립과 환경교육에 힘을 기울이려 하는 마당이다. 환경·경제·사회의 조화와 공존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속가능발전목표와 더불어 공공영역에서의 ESG를 고민하고도 있다. 이는 시가 도시개발과 지속가능도시로서의 조화와 공존을 모색하기 때문이리라. 이를 위해서는 유용한 지역자원을 파악하고 조직해야 한다. 이들과의 협업과 연대는 필수다. 효율적인 역할분담과 동시에 저변확대, 시민참여도 따라야 한다.
통영시는 통영RCE를 통해 이미 범접하기 어려운 RCE의 국내 성지가 됐다. 지역의 미래를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가려는 노력, 즉 시민참여의 정도, 지역사회 주체 간 공동협력, 도시계획과 운영에서의 차별성에서 그렇다. 올해 초 광명시는 1년이 넘는 준비기간을 거쳐 어렵게 RCE 도시인증을 획득했다. 도시발전 기조를 새롭게 구축하고 시대에 맞는 도시정체성을 강하게 추구하려는 의지의 발로다. 부산시의 경우 지난 5월 부산연구원을 통해 ‘부산RCE 국제인증 필요성과 획득 전략’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지역의 지속가능발전 역량 결집과 체계화는 물론 도시브랜드 제고가 목적이었다. 우리와 ‘RCE사용법’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지영일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