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파스고원 원주민들을 뒤로 하고 제21실에 도착했다. 멕시코 서북부 시에라 사막과 계곡에 거주했던 세리(Seri)와 파파고(Papago) 등 여러 부족의 농경 생활과 의식·바구니 세공 기술·사슴 춤을 포함한 다양한 의식에 중점을 둔 문화관이다.
제22실은 박물관의 마지막 전시실로 멕시코 13개 주에 퍼져있는 나우아족과 같은 언어적 공통성과 독특한 문화적 특징을 공유했던 부족의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멕시코 자긍심의 상징인 국립 인류사박물관은 1964년에 개관해 아프리카에서 발현한 원시인이 메소아메리카 지역으로 이주한 과정과 원주민 문화의 형성 시기 별로 구분, 다양한 유물 8천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멕시코의 고대 문명은 올멕(BC 12세기∼AD 2세기)과 마야(BC 9세기∼AD 16세기), 사포텍(BC 5세기∼AD 8세기), 테오티우아칸(BC 2세기∼AD 7세기), 톨텍(AD 7세기∼AD 12세기), 아스텍(AD 13세기∼AD 16세기) 문명으로 이어지고, 박물관은 선사 문화와 고대 문명을 국가의 상징인 정체성과 이념적·과학적·정치적 위업의 총합을 보여준다.
멕시코의 주요 고대 문명 별 사료를 살펴보면, 올멕인은 종교적 제의로 인신공희를 처음 했고, 그들이 썼던 문자와 달력은 그 후 마야 문자·숫자·달력에 영향을 줬다. 올멕인의 예술성은 ‘돌에서부터 샘솟는 생각으로 거대한 석조 두상을 창조한다’라고 했을 정도로 돌을 사용한 역동적인 이미지 창조에 뛰어난 능력을 갖췄다.
박물관 안팎 곳곳에 있는 올멕의 얼굴 석조 유물과 회화 작품은 메소아메리카에 있었던 다른 문명과 달리 동양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듯하다. 일부 고고학자의 마야 문명의 중국 기원설을 주장하는 가설을 떠올리니 궁금증이 더해진다.
박태수 수필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