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의 올해 화두는 따뜻한 마음 갖기 운동이다. 시민들로부터 사랑과 신뢰 받는 경찰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을 여는 따뜻한 가슴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믿음과 소통이 오갈 때 시민이 안전하고 행복한 반칙과 편법 없는 공정한 사회가 보다 빨리 정착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 방편이자 구리경찰서의 최대 근절 대상은 주로 서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금융사기 보이스피싱이다. 피해자는 물론 가족까지 힘들게 하는 보이스피싱은 반드시 근절시켜야 하겠다는 강한 행보다.
그 중심에 정한규 구리경찰서장이 있다.
정 서장은 올해 초 구리경찰서 서장으로 부임했다. 발령 후 최대 역점 시책은 시민들과 함께 하는 따뜻한 경찰 표상 확립이다. 그는 먼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이틀 동안,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시민들과 낯을 익히며 먼저 말을 건네는 소통 행보를 가졌다.
“처음에 만난 많은 시민들은 왠지 경찰을 어려워 하는 듯 했어요. 하지만, 한 두번 만나다 보니 이제 친근감이 형성돼 가까운 이웃이 된 듯 하네요”
이런 현장 소통을 통해 지역민과 믿음을 쌓은 뒤 꼭 이뤄내고 싶은 치안력을 발휘했다. 바로 보이스피싱 철퇴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고민에 밤잠을 설칠 때도 한 두번이 아니다.
이같은 열정 때문인지 구리서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크게 줄어드는 성과를 보였다.
지난해 상반기 대면 편취 62건, 비대면 편취 7건, 메신저 피싱 75건 총 144건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 대면 편취 40건, 비대면 편취 8건, 메신저 피싱 54건 총 102건으로 29.2%나 감소됐다.
그가 보이스피싱 근절을 내세운 데는 연유가 있다. 어린 시절 집안 형편은 어머니가 손수레를 끌어야 했을 만큼 가난했다. 대학때까지 궂은 일을 마다 않고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했어야만 했다. 가난과 서민들의 애환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보이스피싱 근절 선봉장이 된 듯 하다. 피해자가 주로 생활이 어려운 서민들이기 때문이다.
정 서장은 자신에 대한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함께 하는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 시간 날 때마다 글을 쓴다. 문장마다 진솔함과 온화함이 배어 난다. 틈틈히 써간 글은 어느덧 한권의 책(삶의 여백을 채우는 한Q 이야기)로 선보여 눈길을 끈다.
“보이스피싱범의 한 통의 전화는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는 인생이 걸린 문제다. 한 사람의 인생 그리고 한 집안이 파산되는 일이 없도록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을 꼭 지키고 싶다”는 정한규 서장, “제복을 입고 있는 한 보이스피싱은 내 사전에 없다”는 확신에 찬 눈빛에서 건강한 구리지역 사회를 엿보게 한다.
구리=김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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