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영국 쇼디치와 한국 문래창작촌

image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

쇼디치(shoreditch)는 영국의 수도 런던의 북동쪽 및 중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중소제조업의 밀집 장소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심각한 인력난을 겪기도 했으나 1990년대부터는 저렴한 임대료에 많은 예술가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예술가들의 왕성한 활동 무대인 쇼디치는 인접한 혹스턴(Hoxton)과 함께 예술적이고 트렌디한 지역인데, 주변의 화려한 클럽과 바를 젊은 창작자와 트렌드 세터(trend setter)들이 채우고 있으며, 세련된 체인 레스토랑과 스마트한 게스트로펍(gastropub, 음식과 술을 판매하는 곳)부터 크래프트(craft) 커피 전문점, 누들 바까지 다양한 먹거리뿐 아니라 빈티지 상점도 즐비하다.

사실 쇼디치는 뉴욕의 할렘가처럼 이민자와 하층 노동자들이 모여 살게 되면서 우범 지역으로 범죄와의 전쟁을 치른 곳이다. 지금은 트렌디한 패션과 아티스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 됐는데, 이곳도 유명세를 타다보니 점점 임대료가 비싸져 예술가들은 점점 떠나고 있다.

쇼디치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는 그래피티(Graffiti) 아티스트 뱅크시(Banksy)의 작품이 그려진 담벼락인데, 그는 스스로를 ‘예술 테러리스트’ 라고 칭하면서 부조리한 사회의 면모와 전쟁에 관한 풍자를 거리 낙서(Street art)로 표현했다.

지금은 많은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이 생겨났다. 요즘 한참 활발하게 활동하는 팀 중 일부는 아시아에 진출해 보고 싶다고도 한다. 아디다스(Adidas)나 푸마(Puma)와 같은 스포츠 브랜드들과의 커머셜 협업으로 취미가 일이 돼버린 팀들도 꽤 되는데, 제2의 뱅크시를 꿈꾸고 있다고 한다. 주류 예술 못지않게 비주류 예술을 담아내는 영국 문화에 대한 생각의 여백과 정책 실행이 맞물려 지금의 쇼디치를 만든 것 같다.

영국에 쇼디치가 있다면 한국에는 문래창작촌이 있다.

문래동은 일제 강점기에 방적공작이 들어서면서 공장과의 인연이 깊은 곳인데, 이후 철강공장, 철제상이 밀집하다가 현재는 예술가들이 몰리면서 예술과 철공소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자생적으로 형성돼 현재는 시각예술가, 공연예술가의 작업실, 갤러리, 공방, 공연장까지 100여 곳의 문화예술 공간과 300여 명의 예술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경기·인천에는 여러 유니크베뉴를 비롯하여 다양한 문화공간이 있는데 특히 인천에는 복합문화예술 매개공간인 인천아트플랫폼(Incheon art platform)이 있다. 근대 개항기 건물을 리모델링해 재사용하고 있는 곳으로, 국내외 예술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살아있는 문화예술 공간이다.

언젠가 영국 런던 쇼디치의 예술가들과 대한민국 예술가들이 연결돼 다양한 문화 융합이 시도되기를 응원한다.

김유림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장·카타르 민간대사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