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몇 시인가.
낙엽 쌓인 거리는 햇살 걷히고
시계 바늘은 마냥 헛돈다.
걷고 걸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길에
그 누가 어지럽게 돌려대는지
한 가닥 줄도 잡지 못했다.
팽팽하게 태엽을 감고
구두끈 질끈 묶고 종소리 기다려도
언제나 한걸음 늦어버린 시작
등 뒤에 박수 소리만 듣는다.
사방으로 뻗은 갈래 길에
앞서가는 걸음들 따라
숨 가쁘게 뛰다가 쉴 곳을 찿는다.
이제 몇 바퀴나 남았는지
머리끈 동여매도 눈앞은 뿌옇기만하다.
그대 시간은 몇 시인가.
헛 도는 내 시계 바늘은
오늘도 시간은 맞질 않는다.
한희숙
1985년 전국주부백일장 대상,
<문파문학>, <경기수필> 등단.
경기여류문학회·한국경기시인협회·수원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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