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8-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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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멕인의 거두(巨頭)상

믹스텍족 장인의 수준은 중앙아메리카에서 가장 뛰어났다. 그들은 터키옥으로 된 모자이크·금 장신구·그림책·돌조각 등 화려하고 섬세한 형식의 다양한 유물을 남겼고, 멕시코에서 발견된 유물 중에서 가장 화려한 것들은 대부분 믹스텍족의 유산이며, 이들의 유물을 ‘믹스텍 푸에블라(Mixtec Puebla)’라고 불린다. 이 시기 부족장의 껴묻거리(副葬品) 유품 중 가지무늬토기(彩紋土器)와 독창적인 황금 의장(意匠) 세공품은 매우 아름답다. 이 전시관에서 보지 못한 유물은 몬테 알반 유적지 입구에 있는 박물관에서 추가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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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 연안 토토낙(Totonac)의 다양한 토기와 석상들

제8실은 역사적 시기가 서로 다른 올멕(Olmec)·토토낙(Totonac)·우아스텍(Huastec)이 존재하였던 걸프 연안(Gulf Coast)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올멕은 메소아메리카에 등장한 최초의 문명 중 하나로, 이후 이 지역에 형성된 문명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올멕인의 대표적 유물로는 여러 개의 거대한 석조 두상(巨頭像)이 있는데, 무거운 것은 25t이나 되고 가장 긴 것은 3m에 달한다. 두상은 토실토실한 편이고, 눈은 상당히 동양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흑인을 연상케 하는 두꺼운 입술을 지니고 있다. 이마에 두른 띠는 일종의 투구로 보이고, 이 두상은 귀족이나 전사(戰士), 혹은 죽은 이를 기리거나 신을 묘사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 밖에도 걸프 연안 토토낙 유적지에서 발굴한 도자기 조각상과 야금술을 개발하고 구리 합금을 생산한 후아스텍 문명 유적지에서 발굴한 할라파(Jalapa) 조각상을 비롯한 다양한 유물이 전시돼 있다.

제9실은 멕시코 고대 문명의 또 하나의 축인 마야 문명 시대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마야는 지배 왕조의 정치를 특징짓는 사건을 기록하기 위해 복잡한 상형 문자를 사용했고,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발달한 언어와 고도의 문화를 누렸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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