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6·1] 경기도 민심은 정당보단 ‘인물론’ 택했다

도내 기초단체장 국힘 22곳·민주 9곳 승리 
與 압승했지만 광역단체장 경쟁력 보고 투표
도의회는 거대 양당 사상 첫 ‘동수’ 기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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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6·1 지방선거에서 ‘인물론’을 택했다. 최대 격전지로 꼽힌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극적인 역전승을 이뤄냈다.

이런 가운데 도내 31개 시·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선 국민의힘이 22곳에서 완승을 하는 등 도민은 정당이 아닌 인물 경쟁력에 초점을 맞춰 투표하는 모습을 보였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종 집계한 도지사 득표 현황을 보면 민주당 김동연 후보는 282만7천593표(49.06%)를 얻어, 281만8천680표(48.91%)에 그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다. 이어 무소속 강용석 후보는 5만4천758표(0.95%), 정의당 황순식 후보는 3만8천525표(0.66%), 진보당 송영주 후보는 1만3천939표(0.24%), 기본소득당 서태성 후보는 9천314표(0.16%)를 각각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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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현충탑 찾은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선대위 관계자 등이 2일 오전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수원특례시 팔달구 수원현충탑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도내 시장·군수 31명을 뽑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국민의힘이 22대 9의 성적표로 크게 이기면서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의 완패(2대 29)를 설욕했다. 국민의힘이 승리의 깃발을 꽂은 지역은 고양·용인특례시를 비롯해 성남·의정부·양주·동두천·안산·과천·의왕·구리·남양주·오산·군포·하남·여주·이천·김포·광주·포천시와 연천·양평·가평군 등 22곳이다.

반면 민주당은 수원특례시를 포함해 안양·부천·광명·평택·화성·파주·안성·시흥시 등 9곳에서만 승전고를 울렸다.

이처럼 도내 광역단체장 선거에선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둔 것은 도민들이 정당이 아닌 후보의 능력과 경쟁력을 보고 투표를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민의힘 소속 기초단체장 후보가 승리한 22곳 중 7곳(고양·의정부·남양주·의왕·안산·오산·군포)은 김동연 후보의 득표율이 더 높았다. 민주당이 이긴 9곳 중에서도 평택과 안성시는 김은혜 후보의 득표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김동연과 김은혜 후보 모두 갑자기 도지사 후보로 등장했기에 도민은 정당이 아닌 인물을 보고 투표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기초단체장 선거는 윤석열 정부 출범의 영향을 받아 ‘이번에 바꿔보자’는 바람이 불었지만, 광역단체장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역임한 김동연 후보가 도민에게 매력적인 카드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의원 선거에선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78석을 차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경기도의회 사상 거대 양당이 같은 의석수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선 전체 142석 중 민주당 135석, 한국당(국민의힘) 4석 등 민주당이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차지한 바 있다.

임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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