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한 표의 가치, 소중하고 신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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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락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

선거 때가 다가오면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 한 표의 가치는 얼마’라는 기사를 접하곤 한다. 보통 임기 동안의 추정예산을 유권자 수로 나누는 방법으로 산출하는데, 지난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한 표의 가치는 6천700만원 정도였다.

주권을 행사하는 행위에 어떻게 값을 매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는 유권자가 한 표의 가치를 체감하도록 해 소중한 투표권을 신중하게 행사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미국 상원의 ‘알래스카 매입 비준안’ 투표는 ‘얼음 땅을 사는 바보짓’이라는 비난을 받고 겨우 한 표 차로 통과했지만, 현재 알래스카의 가치는 구입비 720만 달러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크다.

단 한 표 차로 프랑스 에펠탑이 철거 위기에서 보존으로 결정됐고, 히틀러는 나치당의 당수가 됐다.

만약 그 한 표가 없었다면 미국의 알래스카 편입도 무산됐을 것이고, 에펠탑도 철거됐으며, 히틀러라는 독재자도 나오지 않았을 수 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결과에 불복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로 한동안 떠들썩했던 2020년도 미국 대선은 아이러니하게도 120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선거였다.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투표하는 것만으로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루었다고 할 수 없듯이, 넘쳐나는 가짜뉴스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 동네를 아름답고 희망적으로 이끌 적임자가 누구인지 현명하게 선택하는 것이 깨어있는 유권자의 자세이자 한 표의 가치를 제대로 행사하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출마하는 후보자가 많고 뽑아야 할 대표자도 많아 어느 선거보다 유권자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많게는 투표용지 8장을 받아 들고 누구에게 투표해야 할지 투표소에서 당황하지 말고, 선거공보 또는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정책·공약마당’ 등을 확인해 정당·후보자가 제시하는 정책과 공약이 실현 가능한지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나의 한 표는 가장 직접적으로 나에게 되돌아와 영향을 준다.

우리 지역의 살림과 교육을 책임질 대표자, 지방의회의원을 선택함에 있어 앞서 ‘역사를 바꾼 한 표의 가치’를 되새기며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해보자. 유권자 여러분의 한 표가 작게는 우리 동네, 크게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것이다.

윤대락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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