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기회 스스로 외면’ KT위즈 백업 야수들의 부진

‘캡틴’ 박경수 등 백업 야수들 1할대 타율…팀 부진 속 커져가는 우려감

KT 위즈 로고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가 좀처럼 하위권 탈출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하위타선 백업 멤버들의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번 시즌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KT는 개막을 전후해 3,4번 타자 강백호와 헨리 라모스의 부상 돌발 악재를 만나면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두 중심 타자의 공백이 크지만 테이블 세터 조용호와 김민혁에 황재균과 박병호, 오윤석 등이 선전하고 있고, 시즌 초 부진했던 장성우, 배정대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의 부진은 팀 성적 부진과 무관치 않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인 ‘캡틴’ 박경수(38)와 유틸리티 내야수 신본기(33), 김병희(32), 권동진(24), 외야수 송민섭(31), 홍현빈(25) 등은 1할대 타율에 그치고 있어 ‘무늬만 프로’라는 비아냥을 사고 있다.

박경수는 한국시리즈에서 입은 부상으로 동계훈련을 제대로 못쌓았다고는 하지만 32경기에 나서 53타수 6안타로 타율 0.113, 2타점에 그치고 있다. 홈런은 단 1개도 없어 ‘수원 거포’라는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주전 2루 자리를 오윤석에게 내줬다.

박경수는 KT 입단 후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등 통산 157개의 홈런을 때려내 역대 KBO리그 2루수 최다 홈런을 기록하며 ‘수원거포’라는 명성을 얻었으나, 지난해부터 급격한 노쇠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주자가 있는 상황 타율이 0.103, 득점권 타율이 0.125로 클러치 능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해 ‘캡틴’의 체면을 구기고 있다. 지난해 후반기 팀 타선이 장기간 침체에 빠졌을 때 최고참인 유한준이 분전해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과는 대조적이다.

또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홈런을 기록하고 정규시즌서 타율 0.236으로 제 몫을 해줬던 신본기도 지난해 모습이 온데간데없다. 주로 백업으로 출전 기회가 많지는 않지만 53타수 8안타, 타율 0.151, 1타점으로 기대 이하다. 득점권 타율도 0.167로 저조하다.

올 시즌 여러 차례 선발 기회를 잡았던 김병희와 홍현빈도 각각 시즌 타율 0.174, 0.182로 부진하다. 둘은 어이없는 헛스윙에 삼진 개수도 19개, 15개로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해 입단 당시 ‘포스트 심우준’으로 기대를 모은 권동진도 2군을 오가면서 지난 18일까지 9타수 무안타로 부진하고, 주로 대주자와 대수비를 하고 있는 송민섭도 타율 0.167로 기대 이하다.

이와 관련 한 해설자는 “백업들의 경우 출장 기회가 적다 보니 일정 타격감을 유지하기 어렵다. 하지만 선수 스스로 출장 기회를 늘려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코칭스태프도 타자들의 문제점을 찾아 보완해 주고, 때로는 2군으로 내리는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 팀 사정이 어려운 것은 이해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백업들이 분발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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