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매립지 후보지는 포천” 인천 박남춘 후보 발언 파장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가 17일 수도권매립지의 대체매립지 후보지 중 1곳을 ‘경기 포천’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박 후보의 이 발언은 경기지역까지 큰 파장을 일으키며 6·1 지방선거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의 ‘최경영의 최강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체매립지 후보지가 어디인지 묻는 사회자에게 “대체매립지는 그러니까 지금 경기 북부 포천이라고 지금 제가 이렇게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친환경 소각재만 처리하는 자체매립지로 서울, 경기는 북부의 포천에 그걸 쓰면 되는 것”이라며 “인천은 인천 자체의 매립지를 쓰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박 후보가 정치권 등을 통해 파악한 것으로 알려진 대체매립지 후보지는 경기 북부권 2곳과 남부권 2곳 등 모두 4곳이다. 이 중 1곳을 경기 포천이라고 공개한 것은 이미 윤석열 대통령이 환경부로부터 대체매립지 후보지를 보고 받았다는 국민의힘 유정복 시장 후보의 주장에 대한 반박의 의미로 보인다. 환경부가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대체매립지 후보지는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대규모 폐기물 매립시설이 아닌, 친환경 소각재만 처리하는 발생지 처리 원칙에 따른 소규모 매립시설일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인천시가 추진하는 자체매립지 방식과 같다.

이와 반대로 유 후보는 지난 2015년에 이뤄진 환경부·인천시·서울시·경기도의 4자 합의를 통해 민선 7기 시장인 박 시장이 대체매립지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종료할 수 있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유 후보 측은 “우리가 현재 파악한 대체매립지 후보지는 경기지역의 2곳이라고만 알고있다”며 “어느 곳인지에 대해서는 환경부가 필요한 절차를 거쳐 공개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박 후보의 발언은 경기지역까지 일파만파로 퍼져 큰 논란을 낳고 있다. 폐기물 매립지는 주민 반발이 불가피한 시설이기 때문에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경기지역 후보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측은 이날 논평에서 “말 그대로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주장”이라면서 “누구와 협의를 했기에 ‘포천 대체매립지’ 이야기가 나온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 소속의 김동연 (도지사) 후보에게 자연스레 의심의 눈길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의 발언으로 불똥이 튄 포천시도 당황스러운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포천시는 즉각 환경부와 경기도에 박 후보 발언의 사실여부를 확인한 뒤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포천시 관계자는 “환경부로부터 (박 후보의 발언이) ‘오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경기도 역시 환경부와 관련 협의에서 특정 지역을 언급하며 회의한 적이 없다고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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