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미 게가 새끼 게를 데리고 바닷가로 나가 걷는 연습을 시킨다. 어미 게는 시범을 보이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자상하게 설명을 했다.
그런데 새끼 게가 자기가 가르쳐준 대로 걷지 않고 자꾸 옆으로 걷는다고 생각한 어미 게가 새끼 게를 불러 “옆으로 걷지 말고 똑바로 걸어야 한다고 가르쳐줬는데도 왜? 자꾸만 옆으로 걷는 거야 다음부터는 옆으로 걷지 말고 앞으로 똑바로 걷도록 해라 알겠니?” 하고 타일렀다.
그 말을 듣고 새끼 게가 “엄마 저는 엄마가 걷는 것과 다르지 않게 걸었는걸요, 만약 제가 똑바로 걷지 않았다면 똑바로 걷는 방법을 엄마가 제게 다시 보여 주세요. 엄마처럼 걸을게요. 정말 약속할게요.”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국가지도자가 국민에게, 교육자가 학생에게, 부모가 자식에게, 어미 게처럼 언행이 달라서는 안 된다. 국가지도자가 국민에게 정직 공정 정의로워야 한다고 말해 놓고, 정직하지 않으면 안된다. 교육자가 학생에게 바른 품행을 유지하라고 해놓고 술을 마시고 고성방가를 하는 등의 행동을 하면 안된다. 또한 교사가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남의 물건을 탐내면 안 된다. 또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자습시켜 놓고 자신은 유리창가에 기대 스마트폰을 열어 무엇인가를 열심히 들어다 보며 씩 웃고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이솝우화에 나온 어미 게와 다를 게 있겠는가? 정상적인 지도자는 어떤 경우에도 그래서는 안 된다. 그래서 지도자 말 듣기 쉽지 않다. 말과 행동이 불일치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요즘 적지 않은 지도자들이 지도자라는 자신의 신분을 망각하고 언행이 일치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모든 국민이 지도자 말을 듣지 않는다. 국민들도 해서는 안 되는 것 너무나도 잘 안다. 실천을 하지 않을 뿐이다.
청소년 범죄가 급증한 것도, 사회가 어지럽고 정상적이지 못한 것도, 부모, 형제자매, 이웃 가리지 않고 범법 행위를 서슴지 않은 것도, 지도자들의 잘 못된 행동거지 탓이 아닐까.
학교에서 생활지도와 인성교육에 무관심인 원인 뒤에는 학부모가 있다. ‘내 자식 교육 잘 시켜 훌륭한 사람 되도록 지도를 해 주십사’ 부탁에 또 부탁을 하며 학교에 보내 놓고, 학생이 학교에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해 말로 타이르거나 회초리라도 들었다가는 학부모가 학생 인권 운운하면서 야단법석을 떤다. 그렇게 자기 자식 귀한 줄만 아는 부모 언행 때문에 자식 교육을 망치고 있다.
국가사회지도자는 물론 교육자도 학부모도 언행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말했으면 실천할 줄 알아야 한다. 국민은 각급 지도자를 본다. 자식은 부모를 보고, 학생은 교육자를 보고 이솝우화에서 새끼 게란 놈이 어미 게를 보고 흉내 내듯 한다. 그 점을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 5월은 가정의 달로 그 어느 때 보다 반성과 실천을 해야 하는 날이 많은 때다.
한정규 문학평론가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