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마음이 세상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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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종연 사단법인 온세상나눔재단 이사장

좋으면 ‘좋다’ 하고 싫으면 ‘싫다’고 온갖 희로애락과 시비분별을 내는 당신은 진정 누구인가.

거짓을 만들어 내는 것은 이 세상이 아니다. 사실은 당신이, 우리가 거짓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을 탓하진 말아야 한다. 사람들이 쉽게 입에 담는 “이 세상은 한낱 꿈이며, 물거품이며, 이슬 같다”는 말씀도 무상(無常)의 진리를 알지 못하면 말하지 말아야 한다.

이 세상은 환영(幻影)이 아니다. 한낱 꿈이 아니다. 우리의 마음에 투영(投影)된 그림자인 오온(五蘊)이며, 당신 자신의 주관성인 것이다.

예를 들어, 산책을 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길을 걷다가 당신은 반짝거리는 아름다운 다이아몬드를 길가에서 발견했다. 당신에게는 다이아몬드가 무척 귀중하고 소중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그 가치는 당신 마음에 의해서 부여된 것이다.

만약 당신이 길가에 있는 다른 돌멩이들에게 묻는다면 어떨까. 돌멩이들은 당신을 비웃으며 이렇게 얘기할 것이다. 그것이 빛나는 돌이라 한들, 돌이란 점에서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 돌은 그냥 돌일 뿐이다.

다이아몬드라고 하는 것이 본래부터 보석으로서 땅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마음이 돌멩이에게 다이아몬드의 성질을 부여한 무상한 것이다. 이 도리를 알지 못하면 억겁의 윤회의 고통 속으로 흘러 다니게 된다.

언젠가 이 지구상에서 인류의 모습이 사라진다면 장미꽃은 다른 어떤 꽃과도 다를 바 없는 그냥 꽃이 될 것이다. 성스러운 갠지스 강이나 한강도 다른 강과 다를 바 없이 그냥 보통의 강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마찬가지로 교회나 절 또는 성당 사이의 어떤 구별도 사라질 것이다. 똑같은 강이고 똑같은 꽃이며 똑같은 집 일 뿐이다.

세상 모든 것은 오직 마음에 의한 조작으로, 업(業)의 소산이다. 오로지 마음의 산물이고 칭찬이나 비난 같은 것도 모두 마음이 지어낸 것이다. 마음에서 생멸법(生滅法)이 사라지면 모든 것은 현실 속에 그대로 온전히 있게 된다. 어떠한 가치 판단도 나타나지 않는다.

만약 당신이, 우리가 거짓 속에 살고 있다면 당신은 모든 것을 거짓된 것으로 만들고 말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통해 시시각각 계속해서 자신의 마음을 세상에 투영하고 있다. 다른 모든 것들도 하나의 스크린으로 작동하고 있을 뿐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하고 묻는 것은 ‘무엇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도 아니며,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도 아니다. 근본 삶에 대한 물음이다.

석종연 사단법인 온세상나눔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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