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창단 첫 통합 챔피언에 오른 프로야구 KT 위즈의 2022시즌 행보가 심상치 않다.
KT는 지난해 정규리그 1위를 다퉜던 삼성과의 올 시즌 개막전서 승리할 때만 해도 전문가들이 우승후보로 꼽은 것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삼성과의 2차전서 마무리 김재윤이 9회초 난타를 당하며 6대5로 역전패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2승2무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던 SSG에 홈에서 스윕패 하는 충격을 던져줬다.
이어 5연패를 기록 중이던 한화를 적지서 4대2로 꺾어 연패 사슬을 끊어내고 반전을 이루는 듯 했으나, 배제성과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투입하고도 2·3차전을 연속 내줘 공동 최하위(2승6패)로 내려앉았다.
이강철 감독 부임 후 매년 반복되는 시즌 초반의 부진을 단순 ‘루틴’으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즌 개막 이전 새끼발가락 골절로 수술을 받은 강백호의 공백에 이렇게 걷잡을수 없이 팀이 무너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다.
KT의 자랑이었던 선발 마운드의 위력도 예전만 못하고, 불펜진 역시 견고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타선의 부진은 더욱 심각하다. 팀 타율이 0.233로 전체 5위지만 득점권 타율은 0.206로 7위에 그치고 있다. 팀 탈삼진이 70개로 한화와 더불어 가장 많은 삼진을 당할 정도로 타자들의 컨택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하위권 타선에서 제 역할을 해줬던 배정대(0.148)와 장성우(0.091) 등은 빈타에 허덕이며 팀 공격의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백업 멤버들 역시 이들의 부진을 메워줄 마땅한 선수가 없다는 것도 KT의 고민이다.
수비 불안도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8경기를 치르면서 팀 실책이 10개로 경기당 1개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데다 공식 집계되지 않은 실책도 많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어려울 때 중심을 잡아줘야할 고참들이 더 부진하다보니 팀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팀을 창단 첫 통합우승으로 이끌었던 단장과 ‘피칭 디자인’ 전문가 박승민 코치를 육성군으로 내려보낸 것, 선수·지도자로 경험이 많지 않은 타격 코치가 지난해 하반기 부터 이어지고 있는 타선 부진에 처방전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팀 부진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부진에 대해 지난 8일 이강철 감독은 “내가 부임하고 매년 시즌 초반이 좋지 않았다. 연패 사슬을 끊으면 정상 궤도에 오를 것이다”라고 했지만 나아진 것이 없다.
또한 강백호의 부상 공백 우려에 대해 “우리 팀은 특정 선수에 의한 야구가 아닌 팀 KT로 해왔다”고 말했지만, 강백호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게 현실이 됐다.
이번주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다퉜던 3위 두산과 주중 홈 3연전을 치른 뒤, 지난해 7승9패로 열세였던 공동 4위 롯데와 주말 원정 대결을 벌일 KT로서는 하루빨리 부진의 사슬을 끊어내는 것이 시급하다.
투타 밸런스가 무너져 부진이 장기화된다면 올 시즌 상위권 도약은 요원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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