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신축 아파트의 집값은 더욱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거나 보합세를 유지 중인 다른 연령대 아파트들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지수를 분석한 결과 5년 이하의 도내 신축 아파트들의 집값 하락세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5년 이하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전 연령대 중 가장 먼저 집값이 떨어졌다. 이후에도 하락세를 이어오다 지난 주까지 0.08p 감소하면서 전 연령대 중 집값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반면 10년 초과~15년 이하 아파트는 지난 주 0.04p 상승, 20년 초과 아파트도 0.01p 하락하는 등 신축 아파트와는 상반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신축 아파트들의 가격 하락 현상은 실거래 사례에서도 확인됐다.
2019년 1월 입주를 시작한 동탄역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7.0 전용 86㎡은 지난해 2월 14억7천500만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한 뒤 이달 8일 11억9천만원에 매매가 체결됐다. 입주가 3년 가까이 된 신축 아파트에서 1년 사이 약 3억원이 떨어진 매매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2017년 8월 입주했던 광명역푸르지오 전용 59㎡에선 지난해 8월 11억3천500만원에 거래됐던 것이 올해 1월26일 9억9천만원에 손바뀜했다. 약 5개월 사이 1억4천500만원이 하락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신축 아파트 가격의 급락 원인으로 급등 피로감과 금리 인상 등을 꼽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축 아파트들은 집값 상승기에 가격 상승 폭이 높았던 만큼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해 가장 먼저 빠르게 떨어지는 것”이라며 “연식이 오래된 아파트들은 오랜 기간 시세가 형성돼 있어 비교적 가격 변동폭이 좁다. 다만 20년 초과 아파트는 재건축 기대감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영끌 주택들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로 인해 2030 세대가 영끌해서 구입했던 신축 아파트들이 가격을 낮춰 시장에 나오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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