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의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인 주전 2루수 박경수(38)의 자리를 뒷받침할 내야수들의 경쟁이 내달 스프링캠프부터 본격 시작된다.
지난해 KT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끈 박경수는 지난 2015년 팀T의 1군 입성 첫 해 LG에서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한 뒤 7시즌 동안 홈런 114개를 때려내며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신생 KT가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함에 있어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줬다는 평가다.
그러나 박경수는 지난해 들어서 급격한 노쇠화 조짐을 보이며 118경기에 나서 타율 0.192와 9홈런에 그쳤다. 타석당 홈런 개수와 특유의 선구안, 수비력은 건재했지만 전성기 시절 3할대를 넘나들던 속구 타율이 지난해 0.202로 떨어졌다.
베테랑을 적절하게 중용하는 이강철 KT 감독의 성향과 아직 수비력이 견고해 박경수가 올해도 주전 2루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지만, 체력적으로 풀타임 소화가 힘들고 장기적인 측면에에서도 그의 후계자 양성이 시급하다.
KT의 차기 2루수 경쟁을 벌일 선수는 김병희(32), 신본기(33), 오윤석(30), 천성호(25), 권동진(23) 등 5명이다. 이 가운데 롯데 시절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신본기가 선두 주자로 손꼽힌다.
신본기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3차전서 박경수가 부상으로 빠지자 4차전 선발 2루수로 출전해 홈런을 때려내는 등 맹활약을 펼쳐 코칭스태프에 믿음감을 심어줬다.
또 오윤석은 백업으로서 가치가 높은 유형이고, 지난해 OPS(출루율+장타율) 1.110을 기록한 김병희는 올해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천성호는 지난해 타율 0.286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지난 연말 상무 입대 최종단계서 탈락해 거취가 불투명하다.
재작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권동진은 지난해 신인으로 86경기서 타율 0.258과 OPS 0.796을 기록하는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여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서 주전 유격수 심우준을 2루로 밀어내고 유격수 자리를 소화했을 정도로 호평받아 장기적인 측면에선 키스톤 콤비 중 한 자리를 차지할 공산이 크다.
‘야구는 센터라인이 강해야 한다’라는 격언처럼 KT는 지난해 센터라인의 탄탄한 수비력으로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앞으로 누가 ‘포스트 박경수’로 낙점돼 내야 센터라인을 지탱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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