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책 해외출간 증가 추세…최고 인기는 ‘82년생 김지영’

글로벌시장에서 ‘K-문화’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도서의 해외 진출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다.

18일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지난해 번역원 지원을 받아 해외에서 출간된 한국문학은 총 186종으로, 5년 전(2017년·127종) 보다 46.4% 증가했다. 이는 연평균 10%가량의 증가세를 보이는 수준이다.

민간 재단(대산문화재단) 지원분까지 더하면 한 해에 200종 이상의 한국문학이 해외 독자와 만나는 셈인데, 곧 300종이 출간될 날도 머지 않은 것으로도 점쳐진다.

번역원의 전체 지원 건수 중 해외 출판사가 한국문학 작품 출간을 확정하고 번역을 신청하는 비중도 80% 수준에 달한다.

특히 인기가 많은 책은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이다. 영화로도 제작된 이 책은 2016~2020년 동안 10개 언어권에서 30만 부 이상 판매됐다. <82년생 김지영>은 딸을 두고 있는 평범한 서른넷 한국 여성 '김지영'이 어느 날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이면서 병원을 찾아가 자신의 삶을 전하는 이야기다. ‘여성’이라는 젠더적 기준으로 구성된 에피소드가 각 세계에서 공감대를 샀다.

뒤이어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13개 언어권에서 16만부 이상,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가 일본에서 9만부 이상,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이 브라질에서 2만부 이상 판매되는 기록을 이어갔다.

최근 5년 간 누적 5천부 이상 팔린 책은 총 34종으로 집계됐다. 2020년 출간돼 한 해에만 5천부 이상 팔린 책도 16종을 차지한다.

프랑스에서는 추리·스릴러 등 장르 문학에 대한 관심이 이어져 서미애 작가의 <말마요 엄마>와 김언수 작가의 <뜨거운 피>가 많은 독자층을 끌어 안았다. 독일에선 힐링 에세이에 대한 관심이 커 혜민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 주목 받았다. 또 중국에선 이창동 감독이 연출한 영화 ‘박하사탕’과 ‘버닝’에 대한 관심이 소설로까지 이어져 그의 소설집 <소지(烧纸)> 판매량이 오르는 성과가 나왔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문학이 세계에서도 독자적 경쟁력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번역원은 설명했다. 한국문학번역원 관계자는 “한국문학을 출간하려는 자생적 수요가 확연히 증가했다. 이제 한국문학이 ‘문학 한류’의 초입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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