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좋아한 고흐… 그의 시선으로 그려낸 카페
우리에게 친숙하고 사랑받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 그의 예술과 삶은 예술가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다양한 방식으로 영감과 감동을 주고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 그의 예술 인생은 슬픔과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의 예술 작품은 생전에 외면받아 작품이 안 팔려 삶이 곤궁했다. 그래서 그의 유일한 인생의 이해자인 동생 테오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 살아갔다.
너무나 미술을 사랑하고 열정이 넘쳤던 고흐는 프랑스 아를에서 예술가 그룹을 만들어 서로의 예술을 이해하고 토론하기를 꿈꿨다. 하지만 찾아온 화가는 고갱뿐이었고 그와의 관계도 파국으로 끝나 그는 절망했고 자신의 귀를 자르고 말았다. 그의 고단한 예술 인생은 “고통은 영원하다”라는 유언에서도 느낄 수 있다.
그러한 고흐의 예술 인생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 바로 <밤의 카페테라스>다. 이 작품은 고흐가 좋아하던 장소이며 현재도 반 고흐 카페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는 아를 포룸 광장에 있는 카페의 야경을 그린 것이다. 그는 이 작품을 위해 수많은 스케치를 하며 심혈을 기울였으며 동생들에게도 작품에 대한 많은 편지를 보냈다.
고흐는 밤을 좋아했다. 밤은 빛이 없어지는 시간이 아닌 새로운 것을 보는 시간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밤하늘을 검은색이 아닌 짙은 파란색으로 그렸다. 고흐는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별이 빛나는 하늘을 그렸는데 별을 그리며 너무나 행복했다고 동생들에게 전했다. 이 작품은 이후에 <별이 빛나는 밤>의 시작점이 됐다.
밤하늘과 달리 카페의 차양의 불빛은 밝은 노란색으로 표현해 색채대비를 이루며 어우러져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한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객관적인 카페의 풍경이 아닌 고흐의 시선으로 본 카페의 광경을 체험할 수 있다.
금방 종식될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어느덧 3년째 지속되고 있다. 올해는 먹는 치료제가 나오고 해가 가기 전에 종식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빠르게 코로나19가 종식돼 고흐가 바랬던 것과 같이 우리도 아름다운 밤에 별과 달을 보며 좋아하는 이들과 소소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새해가 됐으면 하고 바라본다.
최문영 문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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