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마무리 투수 김택형(26)은 지난해 호성적의 원동력을 설명하며 이번 시즌도 팀의 뒷문을 걸어 잠그겠다고 다짐했다.
김택형은 전형적인 ‘와일드씽’ 유형의 투수로 압도적인 구위를 가졌음에도 제구력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매년 아쉬움을 남겼었다. 2015년 넥센(키움 전신)에서 데뷔해 7시즌 동안 144.2이닝을 투구하며 평균자책점이 7.61에 그친 점이 이를 대변해준다.
‘좌완 강속구 투수는 지옥에 가서라도 구해와라’라는 미국 프로야구 격언처럼 김택형이 가진 ‘150㎞를 넘나드는 속구’, ‘각 큰 슬라이더’, ‘좌타자에게 위협적인 낮은 팔 각도’ 등은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단점인 제구력이 더 크게 부각되기 시작했고, 불펜에서 간헐적으로 기회를 받는 것을 빼곤 반전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제주 스프링캠프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김원형 신임 감독이 인위적으로 그의 제구를 잡으려하기 보단 스스로 감을 찾도록 적극 도왔다.
김택형은 “스프링캠프 시작 전 감독님과의 미팅에서 ‘투구폼을 건드리지 말아 주실 것’과 ‘결과가 안좋더라도 제가 인정하기 전까진 믿어주시길 바란다’는 두 가지를 요청드렸는데 흔쾌히 받아주셨다. 시즌 초반 난조를 보였을 때도 신뢰를 보내주신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김택형은 지난해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179와 피OPS(출루율+장타율) 0.492로 강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59경기에 등판해 75.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39와 5승(1패), 7세이브, 4홀드를 수확하며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우타자를 상대로는 삼진보다 볼넷이 더 많았고, 피안타율과 피OPS도 각각 0.272와 0.770으로 편차가 커 이번 겨울 약점 보완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택형은 “좌타자와 달리 우타자에겐 슬라이더 하나만으로는 부족해 포크볼을 비롯한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면서 볼넷이 늘었다. (김)상수형과 (박)민호형 등 불펜 선배들이 ‘페이스가 좋은 선수가 마무리를 맡는게 중요하다’고 격려도 많이 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등판수와 이닝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주위에서 걱정도 많이 해주셨다. 매일 웨이트 트레이닝 2시간, 필라테스 1시간씩 보강 운동을 하고 있다. 연투한 날엔 보강운동에 주력했고, 등판 전에는 불펜에서 공을 10개 이상 던지지 않으며 페이스를 조절해 왔다. 한 보직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면 성적은 따라올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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