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속 또 다른 감염병 A형간염…감염자 급증

코로나19 2년차인 지난해 경기도내 A형간염 환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1년차였던 2020년 당시에는 철저한 방역수칙이 이뤄졌지만, 지난해의 경우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개인위생 관리에 허점이 생겼고 ‘위드 코로나’ 등으로 느슨한 방역수칙이 시행되며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A형간염 감염자는 지난 2020년(1천330명)보다 1천129명 많은 2천459명이다. 중국산 조개젓 유입에 따라 감염자가 급증했던 지난 2019년을 제외하고 최근 5년 동안 가장 많은 수치이며, 같은 기간 평균 감염자인 2천252명보다 207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흔히 ‘개발도상국 병’이라 불리는 A형간염은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되는 것으로 감염 시 바이러스가 인체 간세포 안에서 증식해 발열과 식욕감퇴, 구토 등을 유발한다. 심하면 급성 간염과 같은 위중한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지난해 도내 인구 10만명당 감염자는 전국 평균(11.94명)보다 많은 18.47명으로 집계, 충남(22.07명)과 인천(19.32명)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큰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지난해 도내 감염자 10명 중 4명(39.4%, 2천459명 중 971명)은 항체 보유율이 낮은 20~30대로 조사됐다. 20대의 항체 보유율은 26.7%, 30대는 26.1%이다. 이 연령대는 40대 이상(항체 보유율 40대 60.4%, 50대 이상 93.9%)처럼 어렸을 때 A형간염에 걸려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데다 현재 10대와 같이 예방 접종 의무화 대상(1997년 이후 출생자)이 아니기에 이 같은 감염병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예방 접종을 강조하는 한편 개인위생 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사태 발생 첫해인 지난 2020년에는 시민이 손 씻기 등을 수시로 해 A형간염 발생 사례가 적었지만 지난해의 경우 위드 코로나 시행 등 해이해진 방역으로 개인위생을 지키지 않아 감염자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 접종에 따른 항체 형성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 방법이며 음식을 잘 익혀 먹거나 손을 잘 씻는 등 위생 수칙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A형간염 예방 접종은 도내 보건소와 지정 의료기관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정민ㆍ박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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