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마지막 가는 해를 넘어 새로운 우주를 찾아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이 지구 저편으로 먼 여정을 떠났다. 1960년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 국장으로서 달 착륙 계획을 추진한 제임스웹 이름을 붙였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25일 크리스마스 선물로 이날 오후 12시20분께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JWST)이 아리안 5호 로켓에 실려 남미 프랑스령(領) 기아나 유럽 우주국(ESA)기지에서 발사됐다. 열대우림 위로 치솟은 로켓은 1분 만에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27분간 비행한 우주 망원경은 고도 1천400㎞에서 로켓 상단으로부터 분리됐다. 앞으로 약 한 달간 항해해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L.2’라는 지점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라그랑주 ‘L.2’는 지구를 끌어당기는 중력과 원심력이 평행을 이루는 지점이다. 이곳에선 별도의 추진 장치 없이 지구 궤도를 돌 수 있다. 인류의 역사상 최고의 성능을 뽐내는 우주망원경이 기존 망원경보다 100배 뛰어난 성능으로 우주 탄생의 단서를 포착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17세기 이탈리아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물체를 20배 정도 확대하는 망원경을 만들어 인류에 놀라운 지식을 선사했다. 갈릴레이는 목성과 달의 표면을 관찰하고 태양의 흑점도 발견했다. 급기야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천동설(天動說)을 부정하고 태양계의 중심이 태양이라는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地動說)을 입증하기에 이른다. 망원경이 약 1천년간 지배해왔던 중세시대의 우주관을 무너뜨린 도화선이 됐다.
현대 천문학에서는 1990년 등장한 허블 우주망원경이 이에 필적한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처음 발견한 미국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의 이름을 딴 것인데 우주를 향한 인류의 시각을 바꿔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망원경은 지난 30여년간 610㎞ 상공을 96분 주기로 돌며 140만 건 이상의 관측 자료를 지구로 보내왔다. 과학자들은 이 자료를 통해 은하 중심에 있는 초거대 질량의 블랙홀과 암흑에너지의 존재 등을 발견하고 우주 나이가 137억년임을 밝혀냈다. 허블보다 관측 성능이 100배 육안보다 100억배 뛰어난 제임스웹 망원경이 우주 관측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는 희망의 가능성이 보인다. 미(美) 항공우주국이 유럽 캐나다와 함께 25년간 약 12조원을 들여 만든 것이며 최첨단 과학 기술을 집약한 인류 최고의 우주 망원경이다. 인류가 머지않아 우주 생명의 탄생 비밀을 풀고 외계 행성의 생명체 존재까지 확인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명수 동두천문화원 향토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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