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

<역사의 연구>를 저작한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다. “아시아 드로아에서 사도 바울을 태우고 유럽의 마게도냐로 가고 있었던 그 배 한 척이 유럽의 역사를 바꾸었다.” 역사는 분명한 삶의 방향에 대한 확신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서 바뀐다는 것을 증명하는 문구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은 분명한 자신의 가야 할 인생의 길이 있었고 그 길을 걸어냈다. 사도바울은 기독교가 ‘바울의 종교’라는 오해로 타 종교로부터 비난받을 정도로 예수님의 가장 영향력이 있는 지도자임에 틀림이 없었다. 지도자로 세워졌기에 역사를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지도자다운 분명한 역사의 방향과 삶의 태도를 보이고 소신(所信)으로 살아가는 삶 속에 역사는 그 사람의 발자취를 따라 변하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 각자는 올 한해를 어떻게, 무엇을 바라보며 살아냈는지를 돌아볼 시간이 됐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어떤 영향력을 타인들에게 끼치는 삶을 살았을까? 한 해의 끝마무리 시점에서 중요한 숙고가 필요한 것은 역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통해 세상이 변해가도록 살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사도 바울이 목숨을 내어놓고 선교와 전도를 땅끝까지 전할 수 있었던 것은 바울이 예수라는 한 분을 인격적이며 사실적으로 만났기 때문이다. 세상은 부정적인 잘못을 들추어내기만 하는 지도자에게 결코 변화를 가져오는 축복의 권위를 허락하지 않는다. 미래를 바라보지 못하는 지도자에게 결코 권력이라는 위험한 무기를 손에 쥐게 하지도 않을 것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삶을 사는 사람들은 타인에게 감동을 주는 삶을 살아낸다. 오래전에 접했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을 변화시키는 이야기가 있다. 남아프리카 잠비아 북부 고산지대에 사는 바벰바족 마을은 범죄가 없는 곳으로 유명하다. 서구의 학자들이 그 이유를 연구했다고 한다. 학자들이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은 동네에서 죄를 지은 사람의 처벌 방법이었다. 부족원 중 누군가 죄를 짓게 되면 마을 사람들은 그 죄인을 마을 공터 한복판에 세워둔다. 그리고는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그를 큰 원으로 둘러선다. 이후 죄를 지은 사람에게 한 사람씩 그가 지금까지 잘했던 일들을 칭찬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과장되거나 농담은 절대 할 수 없으며 사실을 진지하게 칭찬하고 감사한다. 마을에는 검사나 판사는 없고 오직 그 잘못한 사람을 돕는 변호사들만 있을 뿐이다. 마을 사람들의 칭찬이 끝날 때 마을에는 잘못한 이 사람이 새로운 사람이 됐다고 인정하며 잔치를 시작한다. 실제로 이 놀라운 칭찬의 폭탄은 죄를 짓고 위축됐던 한 사람을 다시 살리는 자존심과 한 부족의 일원이라는 긍지를 갖게 한다. 마을 사람들이 진심을 담아서 하는 칭찬을 들으며 그 사람은 흐느껴 울며 자신의 죄에 대한 용서를 구하게 된다. 우리가 이 세상을 바꿔줄 슈퍼맨을 기다리기보다는 우리가 한 사람을 긍정적으로 사랑하고 용납할 때 이 나라는, 이 세상은 변하게 될 것이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들은 바로 사랑하며 용납하며 긍정적으로 상대를 안아줄 수 있는 바로 우리가 돼야 한다.

조상훈 만방샘 목장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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