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화성 시장을 지낸 우호태 시인이 팔도강산을 유람하고 엮어낸 <한반도 소나타>(국학자료원 刊)를 펴냈다.
책은 30만 년 전 한탄강 유역 아슐리안 돌도끼가 출토된 전곡리 선사유적지에서 여의도, 인왕산, 광화문, 강남을 훑어 파주출판단지, 가평 자라섬을 등유해 인천항과 강화도의 경기 서북부지역까지. 선인들의 발자국을 찾아 떠나며 장엄한 역사의 숨결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기행문에는 저자만의 유머가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등장인물부터 색다르다. 저자의 대학시절 별호인 돈키호태를 비롯해 어린 시절 귀에 익은 캐릭터 손오공, 홍길동, 흥부가 나온다. 돈키와 호새, 길동, 오공이에 때론 기자와 상인, 법사, 저팔계까지 등장해 지역과 길, 역사, 강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글에는 기초단체장을 지내며 쌓은 연륜과 혜안, 교수로서의 지식, 시인으로서의 리듬감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단순히 여행 기행문이라기보다 지역과 사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남다른 시각, 애정이 묻어나는 한반도 국토ㆍ역사 해설집 같다.
마치 모차르트의 소나타처럼 역동적으로 이어지는 문장은 독자를 기행문으로 흡입한다.
경기남부편에서는 오산 독산성과 맞춤랜드 안성, 의왕 철도박물관, 화성 삼성반도체 등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숨결과 함께 변화를 거듭하는 경기지역의 현재 모습과 자연경관을 경쾌하고 운치 있게 묘사한다. 또 서울, 인천, 경기북부, 강원도 충청도, 영남, 호남, 제주, 북한 등에 이르기까지. 특히 개성과 황해도, 평양은 각각 지역이 품은 역사와 특징을 살려내 마치 인문학 여행을 하는 듯 독자를 안내하는 점이 흥미롭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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