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산타할아버지

산타할아버지

                              정명희

빨간 모자에

하얀 수염

산타할아버진

왜 별들이 반짝이는

밤에만 오실까?

해마다 할아버지 보고 싶어

잠 안자고 기다리는데

올해도 살짝 다녀가신

산타할아버지 말씀

“얘들아, 무럭무럭 아프지 말고

잘 자라렴.”

“잘 자라렴” 산타할아버지의 기도

크리스마스는 교회신자를 불문하고 이 땅의 모든 이들이 반기는 세계인의 축제일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시내 곳곳마다 세워졌던 성탄절 추리가 눈을 씻어야 보이고, 거리마다 넘쳐나던 징글벨 소리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지만 그래도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들뜨게 하는 크리스마스. 이 동시는 산타할아버지를 기다리는 아이의 솔직한 마음을 가감 없이 담았다. 왜 산타할아버지는 해마다 잠든 한밤중에만 찾아오시냐고, 그것도 발소리도 없이 몰래 다녀가시냐고, 조금은 심통이 난 목소리로 말한다. 그건 그렇고, 이 동시에서 눈여겨볼 것은 산타할아버지가 썰매에 싣고 온 선물이란 게 학용품이나 장난감이 아닌 ‘말씀’이다. ‘얘들아, 무럭무럭 아프지 말고/잘 자라렴.’ 산타할아버지가 싣고 온 말씀이란 선물은 요즘의 세태를 감안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로 인해 고귀한 생명들이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긴 나머지 딴 것 다 놔두고 ‘건강’이란 선물을 챙겨가지고 온 것. 따지고 보면 이보다 더 반가운 선물이 어디 있겠는가. 바라건대, 산타할아버지의 간절한 기도가 이 땅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고루고루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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