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다소 포근한 겨울임에도 미세먼지, 코로나19, 겨울비로 바깥 활동을 즐기기엔 부담스럽다. 걱정거리 많은 요즘 현실에서 벗어나 전자책 소설로 다른 세상을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12월 셋째 주 예스24 eBook에선 <나의 아름다운 이웃>(작가정신 刊)이 인기다. 고(故) 박완서 작가의 첫 단편 소설집인 <나의 아름다운 이웃>은 1970년대 사회의 단면을 예리하게 담아내고 평범한 삶 속에 숨어 있는 기막힌 인생의 낌새를 포착한 책이다. 인생의 가치는 어디에 있는지, 사랑과 결혼의 잣대는 무엇인지, 진실이란 얼마의 기쁨과 슬픔인지를 보여준다. 책은 박완서의 특유 필체가 담겨 쉽게 읽히면서도 강한 여운을 남긴다. 이웃 간의 정을 찾아볼 수 없게 된 지금이 떠올라 씁쓸하지만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알라딘 eBook에선 2020년대의 풍경을 조각하는 김초엽 작가의 소설 <지구 끝의 온실>(자이언트 북스 刊)이 떠오르는 인기 전자책으로 꼽힌다. <지구 끝의 온실>은 더스트로 멸망해버린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1장은 2129년 더스트생태연구센터에서 덩굴 식물 모스바나에 대해 연구하는 아영의 이야기를, 2장은 2058년 더스트를 피해 돔 안에서 도시를 이루고 사는 프림 빌리지 시대에서 돔 없이 숲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을 찾아 나선 나오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지막 3장에선 모스바나와 프림 빌리지 시대의 이야기가 만나 세계 멸망에 관한 진실을 찾는 모습을 그려냈다. 책은 절망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 타인과 세계의 회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희망을 찾게 한다.
윤성희 작가의 <날마다 만우절>(문학동네 刊)은 교보문고 eBook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윤성희 작가의 여섯 번째 소설인 <날마다 만우절>은 한국 문학에서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던 ‘노년 여성’의 삶을 다루고 있다. 윤 작가는 정적이고 노련하게만 여겨지는 노년의 삶을 이름을 개명하고 친구의 복수를 위해 길을 떠날 때, 놀이터에서 훔친 킥보드를 타고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생생한 모습으로 구체화한다. 윤 작가는 책을 통해 시간은 고요히 멈춰 있기를 거부하고 어느 때보다 맹렬하고 생기롭게 흘러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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