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號’ 화성 IBK, 내홍 종식하고 재도약 이룰지 관심사

강한 리더십ㆍ다양한 경험 앞세워 ‘난파선’ 위기 팀 수습 기대감

극심한 내홍을 겪은 화성 IBK기업은행이 김호철 전 남자 국가대표 감독(66)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한 가운데 안정을 되찾아 재도약을 이룰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자 배구의 ‘신흥명가’ IBK기업은행을 지휘하게 될 김호철 감독은 세계적인 명세터 출신으로 남자 배구에서는 선수와 지도자로 명성을 떨쳤지만 여자 팀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양대를 거쳐 1980년 금성통신(KB손해보험 전신)서 2년간 국내 무대를 제패했고, 이후 이탈리아 무대에 진출해 10년 넘게 선수와 코치, 감독으로 활약하며 한국 남자배구의 글로벌화에 앞장섰다.

특히. 국내에 복귀해서는 천안 현대캐피탈과 러시앤캐시 드림식스(서울 우리카드 전신) 등 여러 문제로 내홍을 겪은 팀을 맡아 추스린 이력이 많아 팀 정상화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 감독이 현대캐피탈의 첫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 2003년 당시 전년도에 송만덕 감독과 갈등을 빚은 센터 방신봉이 항명 사태를 일으켰고, 리베로 이호가 강제 은퇴하는 등 팀이 궤멸위기에 몰렸었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이탈리아식 배구를 팀에 주입해 감독 3년차인 2005년 기어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아울러 2012-2013시즌 러시앤캐시 지휘봉을 잡았을 때도 김 감독은 직전 박희상 감독과 선수들간 불화로 해체설이 대두됐지만, 임시로 감독과 사무국장직을 겸하며 팀을 추스려 정상궤도에 올려놓았다. 데이터를 바탕으로한 팀웍과 소통을 통해 선수 특성에 맞게 훈련을 진행하는 꼼꼼함도 장점이지만 그 배경에는 강한 리더십이 뒷받침 됐다는 평가다.

현재 IBK기업은행은 주장 조송화가 무단 이탈과 임의탈퇴 번복으로 구단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김사니 감독대행도 서남원 감독과의 파워게임에서 이겼지만 타 팀 감독들의 악수 보이콧으로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은 상태다. V리그에 유례가 없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배구계는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보다는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팀 분위기를 다잡아야 한다는 여론이다.

IBK기업은행 구단 관계자는 “선수단내 불화와 팀 이탈, 임시 감독대행 선임 등의 과정에서 구단 운영에 미흡한 모습을 보인 게 사실”이라며 “김호철 감독 선임을 계기로 올바른 선수단 문화가 정착돼 장기적으로는 ‘명가 재건’과 구단의 체질 개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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