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이지엽
흔들어 줄 때 가장 따뜻한 노래가 되고
깍지를 껼 때 가장 단단한 밧줄이 된다
맞대고 하늘을 향할 때
너를 위한 기도가 된다
손의 다양한 감정표현
손처럼 많은 이미지를 지닌 어휘도 없지 싶다. 이 동시는 손이 지닌 의미 가운데서도 가장 ‘빛나는’ 부분을 드러내 보여준다. ‘흔들어 줄 때 가장 따뜻한 노래가 되고/깍지를 껼 때 가장 단단한 밧줄이 된다’고 했다. 이 얼마나 황홀한 표현인가! 노래가 되는 손. 밧줄이 되는 손. 손이 그려 보이는 저 눈부신 풍경과 손이 발휘할 힘의 역동성을 시인은 함께 보여준다. 어디 그뿐인가? ‘맞대고 하늘을 향할 때/너를 위한 기도가 된다’고 했다. 이 얼마나 간절한 마음인가! 인간의 모습 가운데서 기도하는 모습만큼 숙연하고 아름다운 모습이 어디 있을까?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올리는 저 간절함이야말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낮은 자세의 기원이요, 숭고한 노래이리라. 더욱이 기도가 아름다운 건 자신이 아닌 그 누군가를 위해 하는 기도라는 것! 알고 보면 이 세상은 그런 이타(利他)의 사랑 덕분에 이만큼이라도 건강하게 유지되는 게 아닐까 싶다.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끊이지 않는 기아와 질병, 인권 탄압의 어둠을 밝히려면 이런 간절한 기도가 더욱 필요하리라고 본다. 시인은 현재 전남 진도에서 사재를 털어 마련한 시에그린한국시화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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