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인천 미추홀·연수구 ‘오미크론’ 포비아 확산…“불안해 못돌아 다니겠어요”

2일 오후 코로나19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의 확진자 가족이 인천 미추홀구 대형교회 방문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추홀구 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에 검체검사를 받으려는 신도들과 가족들로 붐비고 있다. 장용준기자
2일 오후 코로나19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의 확진자 가족이 인천 미추홀구 대형교회 방문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추홀구 보건소 선별진료소 앞에 검체검사를 받으려는 신도들과 가족들로 붐비고 있다. 장용준기자

“병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외출했는데, 걱정스러워서 최대한 빨리 집으로 가려고 합니다.”

2일 오전 11시께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의 한 주택가. 이곳은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은 목사 부부가 불과 하루 전까지 머물던 자택이 있는 동네다. 인근에 사는 A씨(50)는 불안한 표정으로 걸음을 재촉해 집으로 향했다. A씨는 “약을 받아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집 밖으로 나왔다”며 “오미크론은 확산도 엄청 빠르다는데, 당분간은 집 밖으로 나오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이날 목사 부부의 자택 인근에는 택배기사와 우편 배달부 등을 제외하면 주민들의 모습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집 밖을 나온 주민들 역시 대부분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미추홀구 보건소로 향했다. 보건소는 목사 부부의 동선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한 오후부터 검체(PCR)검사를 받으려는 주민이 몰려들어 북적이고 있다. 검체 검사를 끝낸 D씨는 “요양보호사라 1주일에 1번씩 검사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오미크론으로 불안한 마음에 또왔다”며 “동네에서 확진자가 폭증하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했다.

목사 부부와 접촉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지인이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지냈던 연수구 함박마을 역시 주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이날 오후 1시께 함박마을에서 만난 B씨(25)는 “PC방 가려고 나왔는데, 오미크론 확진자 소식에 그냥 집으로 돌아간다”며 “동네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도 많고, 외국인들이 행사를 많이 하기 때문에 이미 감염자가 많을 것 같다”고 했다. 또다른 주민 C씨도 “보건소에서 마을 방역도 해주지 않았다”며 “최근 우리 마을에서 ‘위드 코로나’라고 해 춤 동아리 모임도 했는데, 걱정이 크다”고 했다.

특히 교육당국도 오미크론 확진자의 소식에 초비상이다. 목사 부부의 아들 D군이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직 오미크론 확진 여부는 나오지 않았다. D군은 지난 25일 중구의 한 초등학교에 등교했다가 부모의 확진 판정 이후 급히 귀가했다. 당시 아들은 같은 반 친구 등과 접촉이 이뤄졌는데도 아직 학생을 대상으로 한 검체 검사 등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감염 확산 우려는 커지고 있다. 학부모 E씨(34)는 “오미크론은 확산이 빠르다는데 당장 전수 검사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처음에는 아들이 음성 판정을 받아 별도로 검사를 하지 않았다”며 “해당 학교 전교생 대상으로 PCR검사를 하겠다”고 했다.

김지혜·이루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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