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선수 고른 활약에 다양한 전술 펼쳐…자신감 높아지며 우승경쟁 예고
남자 프로배구 ‘만년 하위’ 수원 한국전력이 2021-2022시즌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선두에 올라 첫 챔피언전 진출의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 2005년 V리그 출범 후 두 차례 3위가 최고 성적인 한국전력은 2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7승4패, 승점 20으로 한 경기를 더 치른 인천 대한항공(6승6패ㆍ승점 19)을 따돌리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5위에 머물렀던 한국전력으로서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남자부 상위권 4개 팀이 승점 2점차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서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지만 전문가들은 이 추세라면 충분히 한국전력이 봄배구 이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전력이 지난 시즌과 달라진 모습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 다우디 오켈로(등록명 다우디)의 파괴력과 토종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선수들을 이용한 다양한 공격루트가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토종 주포인 레프트 서재덕은 공격성공률 평균 57.73%로 이 부문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또 다우디와 번갈아 가며 라이트를 책임지는 베테랑 박철우도 노련미를 과시해 자신의 몫을 다해주고 있고, 블로킹 부문 전체 1,3위를 달리는 신영석(세트당 0.66개)과 박찬웅(0.59개)도 중앙에서 소리없이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토종 선수들이 이처럼 다양한 공격을 펼치면서 황동일, 김광국 세터의 볼배급이 한결 원활해졌고, 다우디 역시 체력을 안배하며 경기를 펼칠 수 있어 파괴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 같은 한국전력의 변화는 지난달 30일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과의 경기서 여실히 드러났다. 한국전력은 대한항공에 먼저 두 세트를 내줘 패색이 짙었으나, 집중력을 발휘해 내리 3세트를 따내며 역전승을 거뒀다. 이 경기서 서재덕이 가장 많은 19점을 올렸고, 박찬웅(11점), 다우디와 박철우 각 10점, 레프트 임성진과 센터 신영석이 나란히 9점을 기록하는 고른 활약을 보였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예년보다 선수 운용폭이 넓어지면서 전술을 다양하게 펼칠 수가 있게 됐다. 계속 좋은 경기를 펼치면서 선수들도 자신감을 얻고 있어 다우디와 세터간 호흡이 더 안정되면 우리가 목표하는 3위 이내에 들수 잇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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