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곡천 물고기 집단 폐사 3개월 만에 수원 황구지천 농수로에서도 발생 …“조사 진행”

29일 수원 황구지천 인근 농수로에서 미꾸라지 등 물고기가 죽은 채 발견됐다. 사진은 현장에서 수거되거나 농수로 밑바닥에 죽어 있는 물고기. 수원환경운동센터 제공

지난 9월 수원 금곡천에서 물고기 집단 폐사 사건(9월28일자 7면)이 발생한 지 3개월 만에 황구지천 인근 농수로에서도 수백마리의 물고기 등이 죽은 채로 발견돼 관계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29일 수원환경운동센터(이하 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행인의 제보를 접수한 센터는 이곳 농수로(권선구 금곡동 803-15 일원) 300여m 구간에서 미꾸리, 붕어, 물자라 등 물고기와 수서생물 총 400여마리가 폐사한 것을 확인, 3시간 동안 수거 작업을 진행했다.

현장에선 배를 깐 채 약 4㎝의 미꾸리(잉어목 민물고기 일종) 50여마리가 물 위를 둥둥 떠다녔으며 그나마 숨이 붙어 있는 같은 어종의 10마리는 힘없이 헤엄치다 곧이어 움직임을 멈췄다.

여기에 15㎝의 미꾸라지와 메기 등 100여마리는 분홍빛을 내뿜으며 죽어 있었다. 이처럼 물고기 가슴지느러미 부분에 분홍빛, 즉 울혈증상이 나타난 것을 토대로 센터는 성분을 알 수 없는 독극물이 농수로에 유입돼 물고기가 폐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울혈증상은 물고기 아가미 등의 혈관이 터져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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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수원 황구지천 인근 농수로에서 미꾸라지 등 물고기가 죽은 채 발견됐다. 사진은 현장에서 수거되거나 농수로 밑바닥에 죽어 있는 물고기. 수원환경운동센터 제공

홍은화 센터 사무국장은 “지난 9월 금곡천에서 200여마리의 물고기가 죽는 등 수원 지역 하천에서 어류 폐사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메뉴얼을 수립한 수원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원인을 규명해 환경 보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지난 9월과 이날 사건은 장소가 다른 곳에서 발생한 것이기에 연관성은 없다”면서도 “물고기가 죽은 농수로의 수질을 채취해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하고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25일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일대 금곡천 부근에서 200여마리 물고기들이 죽은 채 발견된 바 있다. 수원시 조사결과, 일교차에 따른 용존산소량 부족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이정민ㆍ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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