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또다시 위기

이명관 경제부장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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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위기다. ‘이번만큼은….’ 이라는 희망의 끈을 붙잡고 다시 일어섰지만, 암담한 현실은 반복되기만 한다.

2년째 세계 곳곳을 뒤덮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지만, 특히 자영업자들의 아픔과 애환이 안타깝다. 어떻게든 보듬어주고 싶지만 그마저 쉽지 않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희망과 기쁨은 잠시였고, 고통과 절망은 길기만 하다. 위드코로나까지 오기 위해 머나먼 길을 돌아 왔는데, 또다시 기로에 섰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지난 24일 4천115명으로 급증했다. 하루 역대 최대로, 첫 4천명대 확진이다. 방역수칙을 강화하는 정부의 서킷 브레이커 검토 소식은 자영업자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리다.

2021년은 시작부터 자영업자들에게 가혹했다.

지난해 12월23일 시행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 탓이다. 연말연시마다 누렸던 특수가 사라졌다. 단체 모임이 불가능해서다. 그래도 버텼다. 그러나 현실은 가혹했다. 7월12일 4단계 격상 이후 오후 6시 이후 2명까지만 사적 모임 가능하도록 내린 조치는 결정타였다. 실제 저녁 모임은 거의 없어지다시피 했다.

또다시 버텼다. 4인 모임이 가능해졌고, 9월6일부터는 6명까지 가능해졌다. 10월18일에는 8명까지 사적 모임이 허용됐다. 그리고 마침내 11월1일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됐다. 위드코로나의 시대가 온 것이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다. 위드코로나가 시행된 지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위기가 왔다.

우리뿐이 아니다. 접종률 80%에도 재확산 공포에 휩싸인 유럽의 소식은 불안감을 키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유럽에서만 사망자 수가 70만명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유럽의 누적 사망자수는 150만명이다. 높아진 백신 접종률로 위드코로나를 선언했던 유럽의 각국은 전국적인 봉쇄 조치를 다시 도입하는 등 재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이다. 백신 접종이 분명히 효과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상황이 종식될 수는 없다는 메시지다.

실낱같은 희망도 있다. 옆 나라 일본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현저히 줄었다. 미스테리할 정도로 현저하게 그 수가 줄었지만,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원인을 알 수 있다면 우리도 적용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자영업자들은 정부를 믿고 있다. 정부는 일상회복 과정에서 확진자 수 증가는 예상했던 것이고, 많게는 1만명까지 증가하는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 증가는 경계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 문제다.

의료체계가 버텨야 한다. 정부의 마지노선일 것이다. 이는 자영업자들의 마지노선이기도 하다.

또다시 영업 제한이 발동되면 더 이상은 버틸 수 없다는 수많은 자영업자의 절규는 바로 우리들의 현실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개인 방역에 더욱 신경을 쓰고 수칙을 잘 따라주는 것이 스스로를 위함이고 자영업자와 더불어 살아가는 길인듯하다.

이명관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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