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ㆍ선수 갈등에 감독ㆍ단장 경질 논란…배구계 “살아난 女배구 발전에 찬물 우려”
여자 프로배구 ‘신흥명가’ 화성 IBK기업은행이 내부 갈등으로 좌초 위기에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0년전인 2011년 여자배구 6구단으로 창단돼 2년 만인 2012-2013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을 석권하며 통합 챔피언에 등극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2017-2018 시즌까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모두 2위 밖으로 벗어난 적이 없을 정도로 강팀의 이미지를 굳혔다. IBK의 선전은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기존팀들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2018-2019시즌 이후 IBK는 3시즌 연속 정규리그와 컵대회 등서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거침없는 상승세가 한풀 꺾인 IBK는 최근 잇따른 불미스러운 일로 구단 안팎에서 많은 우려를 사고있다.
지난 12일 대전 KGC인삼공사전서 개막 후 7연패를 당한 뒤 주장 조송화가 선수단을 무단 이탈하면서 팀내 불화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어 지난 18일에는 김사니 코치마저 ‘쉬고싶다’며 선수단을 떠났으나 구단의 설득으로 조송화와 김 코치 모두 복귀했다. 조송화는 15일 복귀 후 16일 재이탈해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구단은 선수와 코치의 동시 이탈 책임을 물어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동시 경질했고, 김사니 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겼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대행은 전임 서남원 감독의 폭언이 있었음을 밝혔고, 당사자인 서 전 감독은 이를 부인했다.
김사니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23일 흥국생명에 3대0 완승을 거두며 외형상으로는 사태가 일단락 된 듯 하지만 배구계에서는 IBK 측의 사태 수습 과정과 방식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이다. 더욱이 지난해 ‘이재영ㆍ다영 자매의 학폭 논란’ 사태에 이어 이번 사태로 최근 인기를 누린 여자배구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하는 우려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김호진 IBK 사무국장은 “선수 권익보호를 위해 만든 ‘임의탈퇴시 선수의 서면동의 필수조항’이 악용된 만큼 KOVO와 문체부에 질의해 현 상황을 수습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감독ㆍ단장 경질건과 김사니 코치의 감독대행 승격은 팀에 최선이 되는 방향으로 강구해 내린 조치”라고 밝혔다.
난파선 위기인 IBK의 초대 감독으로 팀을 반석 위에 올려놓은 이정철 전 감독은 본보와 통화에서 “한마디로 (이 사태가)기가 막힌다. 구단과 선수ㆍ지도자 모두의 책임이다. 팀을 정상으로 올려놓기는 매우 힘들지만 추락은 한 순간이다. 하루 빨리 사태를 수습하고 각자 본연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정상화를 이루는 모습이 필요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권재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