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는 사포테카, 미스테카, 테오티우아칸, 톨테카로 이어지는 고대 문명이 있었다. 이 기간에 많은 국가가 흥망을 거듭하며 문명을 이어갔다. 거대한 태양과 달의 피라미드로 알려진 테오티우아칸 문명은 멕시코 고대사 분류 기준에 따르면 전고전기의 후기(BC100∼AD700년)에 속한다.
유적은 기원전 2세기경 건설을 시작해 4~7세기 사이(AD350~650년)에 전성기를 맞았다. 테오티우아칸 시대에는 메소아메리카의 광범위한 지역과 교역을 통한 경제력과 강력한 군사력으로 중미 전역에 맹위를 떨쳤지만 7세기 후반 그들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테오티우아칸은 후고전기의 전기인 아스텍ㆍ마야ㆍ잉카로 이어지는 후대 문명에 영향을 미쳤고 그 혼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3세기경 밀림에 버려진 이곳을 처음 발견한 아스텍인들은 눈앞에 펼친 웅장한 피라미드를 보고 놀랐다. 그들은 인간이 아닌 신들이 지은 도시로 착각하고 이곳을 ‘신들의 도시’란 뜻을 가진 ‘테오티우아칸’이라는 이름을 붙여 숭배했고 그 명칭은 지금까지 이어진다.
테오티우아칸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전문가의 발굴 조사와 연구가 수없이 진행됐어도 지금껏 피라미드를 비롯한 기타 건축물에 대한 역사적 사실은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흔적만 주위에 맴돈다.
유네스코는 남북미 대륙에서 83㎢로 규모가 가장 큰 테오티우아칸을 1987년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올렸다. 멕시코는 300여 년 동안 에스파냐의 식민 지배를 받았으나 이 지역은 그들에게 뒤늦게 발견돼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다. 멕시코 문화에서 해와 달은 빛과 어둠, 삶과 죽음, 기쁨과 고독이 공존하는 문화적 특성이 있고 테오티우아칸에도 그 혼이 깃들어 있다. 당시 공희에서 보듯이 죽음은 금기가 아니라 삶과 함께하는 존재의 또 다른 면이고 죽음을 희롱(?弄)하면서 삶과 달관(達觀)하고자 하는 이중적인 면을 시현(示顯)한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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