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피라미드는 기단을 4단으로 나눠 층을 달리해 쌓았고 바닥은 130x156m에 높이 46m로 태양의 피라미드보다 낮고 크기도 작다. 16세기 기록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20일마다 인신공희 제례를 치른 장소였고 당시 믿음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이 의식은 에스파냐가 멕시코를 지배하기 전까지 이어졌다.
달의 피라미드는 2단까지만 오를 수 있고 정상에 오르는 것을 제한한다.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넓은 평원에는 멕시코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선인장과 어우러진 테오티우아칸이 넘치는 신비함을 자랑한다. 피라미드에 올라 반대편에 있는 태양의 피라미드를 바라보며 유적지 탐방을 마친다. 잠시 쉬면서 그 옛날 애처롭게 희생된 원혼을 달래려 위로의 글 한 수 짓는다.
한 많은 인고의 세월은 통한의 강을 이루고
붉은 태양은 공희가 없어도 이글거리며 잘도 탄다.
어찌하여 희망도 구속도 없는 영혼의 세계를 앞세워
선량한 백성의 피 끓는 심장을 그토록 바쳤는가.
인제 와서 그대들을 원망한들 무엇 하겠소 마는
설원(雪冤)의 한을 풀어줄 이 뉘 있단 말인가.
어이 어이 불러도 대답 없는 샤먼아
천추원혼(千秋怨魂) 달래는 진혼의 춤판이나 펼쳐다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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