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무리한 가사 노동으로 인한 손목 통증, 혹시 손목터널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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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김만영 원장

손목은 우리 몸에서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부위로 꼽을 수 있다. 밥을 먹을 때나 공부를 할 때, 일을 할 때도 손목은 계속 움직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 기기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손목을 더욱 많이 사용하게 됐다. 손목이 매일 조용히 혹사당하고 있는 셈이다.

손목이 아프면 ‘잠깐 아프다 말겠지’하고 그냥 넘기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손목을 무리하게 사용해 손목 통증은 물론 엄지, 검지, 중지와 약지 일부에 해당하는 손바닥 부위나 손가락 끝의 저림 증상이 나타났다면 우리가 흔히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말하는 수근관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특히 명절 이후에 손목 통증을 호소하면서 병원을 찾는 주부들이 많다. 이는 명절 내내 요리를 하거나 행주나 걸레 비틀어 짜기, 무거운 짐 옮기기 등 손목을 무리하게 사용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신경 중 정중신경이 수근관(손목 터널)을 지나가면서 압박을 받거나 수근관이 좁아져 신경이 눌릴 때 통증이 발생한다. 사회생활과 가사노동을 지속적으로 병행해야 하는 40~50대 중년 여성에게서 발생하기 쉽다. 정확한 발병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과도한 손목 사용으로 인해 손목터널을 덮고 있는 인대가 두꺼워져 정중신경을 압박하게 되는 것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만약 손목터널증후군이 의심된다면 팔렌 테스트(Phalen Test)를 통해 자가진단을 해볼 수 있다. 가슴 앞 쪽에서 양 손등을 맞대고 손끝이 아래로 향하게 하는 자세를 30초에서 1분 가량 유지하는 테스트다. 이 자세를 유지했을 때 손목에 통증이나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 증상이 미약해 단순 통증으로 여기고 파스를 붙이거나 찜질을 하는 등의 자가 치료로 통증을 완화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으로 통증을 줄여줄 뿐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한 경우 신경이 눌려 감각이 둔해지면서, 손의 힘이 약해지는 운동마비 증세가 발생하기도 한다. 심할 때는 잠자는 도중에도 통증을 느껴 잠에서 깨어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통증이 손목을 타고 팔꿈치에서 어깨, 목까지 확대되기도 한다.

만약 손바닥 부위나 손가락 끝에 저림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 초기에는 손목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찜질이나 마사지, 약물치료, 보조기 착용 등의 보존적 치료로도 증상을 호전 시킬 수 있다. 3개월 이상의 비수술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 수술을 통해 손목의 인대를 절개하여 눌려 있는 신경을 풀어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내시경 수술이 발달하여 1~2cm 정도 최소절개로 수술이 가능하며 수술 후 2~3일 정도가 지나면 손을 조금씩 사용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의 과도한 사용을 줄이면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손목 사용을 줄이기는 쉽지 않다. 만약 무리하게 손목을 사용했다면 충분히 휴식을 취하거나 손바닥을 쥐었다 피는 등의 스트레칭을 수시로 하고, 따뜻한 찜질로 근육과 인대의 경직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에도 장시간 들고 있는 것을 피하고 가사 노동을 비롯해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일을 할 때에는 손목보호대를 착용하는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만영 안양윌스기념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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