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3-⑤

케찰파팔로틀 궁전 외부 모습

달의 광장 옆에 있는 ‘케찰파팔로틀 궁전’(Palacio de Quetzalpapalotl)으로 발길을 옮긴다. 석조건축물은 250∼300년경 세워진 초기 구조물 위에 450∼500년 사이에 증축한 궁전으로 지상 석조 건물과 지하 공간의 일부가 남아 있다. 이곳도 발굴이 진행돼 안으로 들어갈 수 없지만 카메라 줌으로 보이는 부분만 찍고 자료를 살펴봤다.

케찰파팔로틀 부조가 새겨진 안뜰 돌기둥은 기하학적 디자인의 상부 장식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고대 건축 예술의 극치를 보여준다. 벽화와 함께 부조는 테오티우아칸의 중요한 유적 목록에 등재돼 보호받고 있다. 고고학자들은 정교하고 화려한 벽면 부조를 보고 ‘과학이자 예술’이라고 극찬했다. 부조에 새겨진 새는 메소아메리카 문화에서 존경받는 신화적인 생물이지만 테오티우아칸의 ‘군사의 신’ 독수리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케찰파팔로틀 궁전의 모습
케찰파팔로틀 궁전의 모습

케찰파팔로틀 신은 대지에 비를 내려 생명과 풍요한 양식을 베푸는 자애로운 신으로 널리 숭배했으나 때로는 우박, 천둥, 번개를 내리는 강력한 정령의 군주라 두려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궁전 지하 신전에는 녹색,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을 칠한 조개와 생명의 상징인 물의 벽화도 있으나 출입제한으로 볼 수 없어 아쉽다. 최근 발굴과정(2009∼2011년)에 궁전 안뜰과 지하 신전의 벽화와 함께 죽은 자의 길 주변 석조건축물에서 약 500점의 부조와 벽화가 발굴됐다.

케찰파팔로틀 부조가 있는 궁전 안뜰 기둥의 모습 1
케찰파팔로틀 부조가 있는 궁전 안뜰 기둥의 모습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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