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반값복비가 적용되면서 얼어붙었던 경기도 부동산시장이 해빙기로 접어들고 있다. 다만 실수요자 부담 완화로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 추가 상승의 우려도 나온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시중은행이 8월부터 중단했던 전세자금 대출을 지난 18일부터 재개하고 있다. 여기에 19일 이른바 ‘반값복비’를 골자로 하는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전셋집을 구하려는 수요자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수원에 전셋집을 구하고 있다는 A씨(30대)는 “규제가 풀려서 다행이지만, 언제 다시 막힐지 몰라 어떻게든 이번에 대출을 받아 전셋집을 마련하려고 한다”면서 “주위에서도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고 대출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반값복비도 일시적인 전세 수요 증가에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산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그동안 부동산 중개 수수료 문제가 불거지고 대출도 막히면서 거래가 전무한 상황이었는데 이틀 사이 전세 매물을 찾는 문의가 많이 왔다”면서 “반값복비가 시행된 게 맞는지 확인하는 방문객들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전세 매물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 추가적인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매매가 상승세가 꺾이며 매수 심리가 전세 수요로 옮겨 붙는 현상도 전셋값 상승에 불을 지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대출 규제와 완화가 반복되면서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전세대출이 또 언제 막힐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전세 수요가 몰려 전셋값이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또 매매가 상승세가 한풀 꺾였는데, 이 수요도 전세로 쏠리면서 전셋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며 “정부가 대출을 규제할 때 이 같은 혼선을 예상하지 못했나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한편 8월부터 전세자금 대출이 막히면서 지난달 경기도 아파트의 전ㆍ월세 거래량은 1만6천820건으로 전년 동월(2만1천56건)보다 20% 이상 감소하는 등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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