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3-④

죽은 자의 길 주변 신전에서 올려다본 태양 피라미드

태양의 피라미드에서 내려와 나무 한 그루 없는 죽은 자의 길을 따라 달의 피라미드로 향한다. 죽은 자의 길은 테오티우아칸의 중심이고 케찰파팔로틀 신전에서부터 태양의 피라미드를 거쳐 달의 피라미드까지 이어지며 유적의 전면은 모두 이 길을 향한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도로는 폭 40∼100m에 길이가 5.5㎞나 되나 현재 2.5km 정도 개방하고 있다.

이 길은 신에게 바칠 인간 제물을 운반했고 길옆에는 지배자의 분묘가 있었다고 하나 아직 고고학적 발굴이 이루어지지 않아 알 수 없다. 재규어 신전 벽면에는 당시 숭배했던 재규어 벽화도 눈에 띄고 크고 작은 석조건축물을 볼 수 있어 거대한 유적을 걸으며 관람하는 야외박물관이다.

태양 피라미드에서 내려다 본 주변 신전 모습
태양 피라미드에서 내려다 본 주변 신전 모습

길옆에는 ‘기둥 광장’(Plaza de las columnas), ‘야후알로 궁전’(Palace of Yahualo), ‘자쿠알라 궁전’(Palace of Zacuala)의 기단석이 있고 주변에는 상하수도와 목욕탕 같은 유적 잔해도 200여 개 남아 있다. 그리고 이 지역 특산물인 흑요석과 도자기를 메소아메리카 전역으로 교역하였던 장터 흔적이 있고 유적지 뒤편에는 멕시코의 상징인 키 큰 선인장이 보인다.

이곳 주산물인 흑요석은 철로 된 칼 못지않은 날카로움을 가지고 있어 전쟁 때는 칼과 화살촉 같은 무기 재료로 사용됐고 사냥한 동물의 가죽을 벗길 때도 유용하게 쓰였다. 그뿐만 아니라 인신공희를 위해 심장을 꺼낼 때도 흑요석 칼을 사용했으며 그 흔적은 가까운 곳에 있는 ‘마누엘 가미오 박물관’(Manuel Gamio Museum)에서 볼 수 있다.

태양 피라미드의 웅장한 모습
태양 피라미드의 웅장한 모습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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