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단상] 석공 이야기

함께 일하는 여주시 공직자들에게 자주 들려주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한 젊은이가 여행하다 집을 짓는 석공들을 만나게 되었다. 석공 한 사람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몹시 화난 표정으로 돌을 다듬고 있었다. 젊은이가 “지금 뭐 하고 계십니까”라고 물었다. 석공은 “보면 몰라? 지금 돌을 다듬고 있잖아. 이 일이 얼마나 힘들고 짜증 나는 일인 줄 알아?”라고 답했다.

옆에 있는 다른 석공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그 석공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집을 짓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 나이 든 석공에게 물었다. 그 석공은 잠시 젊은이를 온화한 눈길로 바라보다 나지막이 “나는 지금 아름다운 교회당을 짓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평화롭게 기도를 올리는 모습이 보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세 사람의 석공은 같은 일을 하면서도 자신이 하는 일의 목적과 의미를 서로 다르게 받아들인 것이다.

첫 번째 석공은 아마 하루에 정해진 작업량을 채우기 위해 급급해하며 마냥 돌을 쪼아댔을 것이다. 그에게는 작업량을 가늠하는 돌의 개수만 염두에 두었을 뿐 그 돌이 얼마나 쓸모 있게 매끈하게 다듬어졌는지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석공은 어땠을까. 집을 만드는 데 쓰일 석재를 다듬는다고 생각하며 작업을 한 그는 어느 집을 지을 때나 쓰이는 일반적인 기능의 석재를 만들었을 것이다. 자신이 다듬는 돌이 어디에 쓰일지 이해하며 작업을 했으니 첫 번째보다는 품질이 나았겠지만, 그게 누가 어떤 조건에서 살기 위해 짓는 건축물인지에는 관심이 없었으므로 집의 차이는 반영되지 않았다. 그 집의 용도는 무엇인지, 지역의 기후는 어떤지에 따라 돌의 크기나 두께, 표면의 상태는 분명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만난 석공은 자신이 다듬고 있는 돌의 쓸모와 용도는 물론 그 건축물의 의미까지 명확하게 이해했다. 그러니 자신의 작업을 가장 정교하고 보람있게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에피소드는 전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한 역할과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자신의 일을 수행한다면 같은 일을 하더라도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사람중심 행복여주’는 모든 행정의 중심에 ‘사람’이 놓여야 하고 그 마지막 목표는 여주 시민의 ‘행복’이라는 뜻을 담은 민선 7기 여주시의 행정 지표다. 성장과 개발, 효율과 생산성을 포용과 돌봄이라는 ‘사람 중심’의 가치관으로 바꿔 여주 시민의 행복이라는 목표를 향한 행정을 펼쳐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

이 비전을 정확히 인식하고 공유한다면, 시정의 진정한 수혜자는 누구이며,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과연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열정의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이항진 여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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