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후보자는 목동이고, 유권자는 양이 되었다

양치기 목동은 왜 양을 몰고 다니며 풀을 뜯기고 있는가? 양을 위한 일인가! 목동 자신을 위한 일인가?

과거 한국과 일본의 양국 의원연맹 회의에서 일본의 어느 의원이 우리 의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일제강점기 때에 우리 일본이 당신들의 한국에 도와준 것이 얼마나 많은지 알고 있느냐? 경부선 철도를 설치해 줬고, 각급 학교를 세워 줬고 광산을 개발해 줬다”라고 말했다.

이 말에 우리 의원은, “의원님? 가축을 키우는 것은 가축을 위해서인가요! 목장주를 위한 것인가요?”라고 반문했다. 의미심장한 얘기다.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과 행동은 마치 양치는 목동과 같다. 대선공약은 하나같이 코로나 때문에 합법적인 금전살포를 공약으로 내 걸고 있다. 누가 낸 세금인데, 누구 맘대로 자신의 선거비용처럼 지원금을 뿌릴까. 후보자는 너와 나 할 것 없이 국민을 위해서 살포한다고 한다.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일인가, 후보자 자신을 위한 일인가. 유권자의 냉혹한 판단이 요구된다.

유권자 여러분, 당신들은 누구신가요? 양은 주인이 주는 풀과 사료를 먹고 건강하게 자랐지만, 결국에는 주인의 먹잇감으로 희생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 때문에 생계비를 지원하려는 후보자는, 과연 유권자가 굶어 죽어갔기 때문에 생활비로 주는 돈인가, 아니면 매표를 하기 위한 계약금인가. 이 또한 유권자는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한다.

선거에 가장 정확한 특효약은 금전살포다. 특히 민도가 낮은 후진국이나, 배가 고팠던 과거는 더욱 그랬다. 선거구가 좁은 읍면 단위의 조합장이나 이사장, 임원 및 대의원 선거에서도 그렇다. 반면 상하 간의 계선조직으로 이루어진 하급조직의 회장들이, 상급조직의 총회장을 선출할 때는 더더욱 노골적인 금권선거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의 각종 통계 및 후보자의 여론조사는 믿을 수가 없다. 조사기관마다 서로 반대 현상이다. 어느 여론조사의 물음에서는 60세 이상은 통계의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60세 이상은 유권자가 아닌가?

선거는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고 선택하는 과정이다.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바라보라. 지도자 한 사람 때문에 국가를 잃었다. 대통령부터 헬기에 돈 보따리를 싣고 국민을 버리고 먼저 도망하였다. 무고한 시민들은 외국으로 도피하고, 수많은 미군과 국군은 목숨을 잃었다. 지도자 한 사람의 사상과 이념이 국가의 운명을 갈랐다. 국민은 냉혹한 판단과 선택을 해야 한다.

이세재 전(前) 평택 청북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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