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등 이유로 1년 유급…윤성보ㆍ박진환ㆍ조우석ㆍ이상민, “아픈만큼 성숙”
“부상과 기량 문제로 유급하는 아픔도 있었지만 라온고가 야구 명문으로 도약하는 데 기여할 수 있어 기쁩니다.”
창단 5년 만에 대통령기 고교야구 준우승, 청룡기 8강의 호성적을 거둔 ‘신흥 강호’ 평택 라온고의 투수 윤성보, 박진환, 조우석(이상 19)과 이상민(18)은 서로 다른 사연으로 인해 유급한 아픔을 겪은 선수들이다.
고교 정상급 투수들은 매년 90~110이닝을 소화하며 팀마다 2~3명의 주축 투수가 마운드에 오르지만, 라온고는 7~8명의 투수가 20~40이닝을 소화해 혹사를 최소화 하면서도 최근 몇년간 좋은 성적을 거둬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마운드를 지탱하는 윤성보, 박진환, 조우석은 올해 ‘고등학교 4학년’(?)의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당당히 전국구 투수로 성장했다.
최고 구속 147㎞를 자랑하는 강속구 투수인 윤성보와 박진환은 1학년 때 팔꿈치 수술을 받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유급했다. 윤성보는 재활과정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착실히 몸을 만들었고, 1년만에 구속이 15㎞나 높아진데다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도 더 예리해졌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박진환도 부상 때문에 유급했지만 올해 첫 공식 대회에 등판해 선발과 구원을 가리지 않고 맹활약했다. 지난 2년간 구속도 약 20㎞ 빨라져 프로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또 조우석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늦게 야구를 시작해 시간적 여유가 필요해 유급했다. 성남 야탑고 당시 사춘기때 방황하며 약 1년반 동안 운동을 그만뒀지만, 다시 야구가 그리워 라온고로 전학했다. 최고 구속은 134㎞에 불과하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력이 뛰어나 팀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48.2이닝)을 던지며 ‘에이스’로 자리매김 했다.
한편, 내년 라온고의 마운드를 책임질 이상민은 성남 매송중 시절 외야수로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라온고 진학 후 1년 유급하면서 잠수함 투수로 전향했다. 올해 공식 경기 등판은 3.1이닝에 불과하지만, 지난달 대통령기대회 결승서 깜짝 선발 등판해 130㎞ 초중반대 속구로 타자들을 압도, 유급한 보람을 찾았다.
이들 모두 “유급 당시에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고, 친구들보다 뒤처진다는 느낌도 들어 힘들었었다”면서 “하지만 1년의 유급이 의미가 없었던 건 아니다. 인내심과 자신감을 동시에 쌓을 수 있었고,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다고 생각한다. 유급으로 인해 고민과 상처를 안고있는 선수들이 있다면 용기를 잃지말고 전화위복으로 삼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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