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여주에서 이륜차 배달기사가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다 횡단보도 보행자를 치어 사망케 하는 사고가 있었다. 6월에는 시흥에서 19세 이륜차 배달기사가 배달콜을 받기 위해 휴대폰을 보며 운행하다 보도 경계석에 부딪혀 사망하기도 했다.
올해 경기남부지역에서만 배달 이륜차로 인한 사망사고가 13건에 달한다.
1인 가구 증가에 더해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배달대행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올해 전국 월평균 배달앱 이용액은 1조9천500억원으로 2019년 8천117억원보다 140%나 증가했다고 한다.
경기남부지역의 경우 올해 6월 기준 이륜차 등록 대수가 30만대를 넘어서 2019년보다 10%(2만8천556대)가 증가했다. 늘어난 이륜차 중 상당수가 배달용일 것으로 추정된다.
교통안전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치열한 배달 경쟁 속에 일부 이륜차 배달기사들이 신호위반, 과속, 보도통행 등 일탈을 일삼아 교통사고가 늘고 도민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이륜차 사고는 2천301건이 발생해 2019년보다 25.3% 증가했다. 사망자는 35명으로 전체 201명의 17.4%에 달했다. 이는 등록차량 중 이륜차의 점유비율 6.4%를 크게 넘어서는 것으로 이륜차 사고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배달기사 스스로의 안전운행이 가장 중요하지만 법규위반에 대한 단속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크다. 경기남부경찰청은 8월 말까지 안전운행을 유도하는 홍보기간을 둔 후 9~10월 두 달간 이륜차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집중단속에 나선다.
단속에 대해 배달기사들은 하루 벌이가 다 날아간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많은 수입을 올리기 위한 배달 이륜차의 무리한 운행은 소탐대실이 아닐 수 없다. 한편으로는 그 마음을 이해하지만 자신과 다른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은 비교할 수 없는 최우선의 가치다. 스스로도 온종일 땀 흘린 대가를 가지고 소중한 가정으로 안전하게 돌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사회의 구성원, 교통 현장의 중요한 축으로서 안전하고 바람직한 교통문화를 만들어가고 동참해야 할 책무가 있다.
과거에는 안전 헬멧 없이 이륜차를 운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안전에 대한 인식변화로 무더운 날씨에도 대부분의 운전자가 헬멧을 착용하고 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륜차 배달기사에게 교통법규 준수와 안전운전은 자신을 지키는 안전 헬멧과 같다. 자신과 가족, 넓게는 밝고 안전한 사회를 위해 성숙한 이륜차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길 기대해 본다.
권용웅 경기남부경찰청 교통안전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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